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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없는 유일한 4번 가르시아, 놀라운 클러치 능력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8-04-02 10:14 | 최종수정 2018-04-02 10:14


2018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LG트윈스의 경기가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9회말 2사 1,2루에서 가르시아가 끝내기 안타를 치고 환호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10개팀 4번타자들 가운데 2일 현재 홈런이 없는 선수는 LG 트윈스 아도니스 가르시아가 유일하다. 쿠바 출신 가르시아는 사실 전형적인 홈런타자는 아니다. 입단 당시 LG는 "컨택트 능력이 좋고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날리는 유형"이라고 소개했고, 실제 시즌 들어서도 정확한 타격이 돋보인다.

시즌 초 홈런 경쟁은 신-구 타자들의 경쟁 양상이다. SK 와이번스 최 정과 김동엽, 제이미 로맥, kt 위즈 신인 강백호와 멜 로하스 주니어가 4홈런으로 공동 1위.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를 비롯해 5명이 2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팀별로 8경기를 치른 현재 홈런을 신고한 선수는 모두 59명. 이 중에 가르시아는 포함돼 있지 않다.

그러나 4번타자가 꼭 홈런을 많이 치는 거포일 필요는 없다. 찬스에서 얼마나 집중력 있게 임하느냐가 '제1조건'이다. 가르시아는 9타점으로 이 부문 공동 5위에 올라 있다. 14타점으로 선두인 김동엽을 비롯해 강백호, 김민성, KIA 타이거즈 안치홍이 10타점 이상을 때리고 있고, 가르시아는 로맥, 박병호, 로하스, 두산 베어스 오재일, 삼성 라이온즈 다린 러프와 함께 뒤를 잇고 있다. 타점 톱10 가운데 가르시아만이 홈런이 없다.

하지만 가르시아를 4번타자로 삼고 있는 LG는 별다른 불만이 없다. 찬스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르시아는 타율 3할9푼4리(공동 6위), 출루율 0.405, 장타율 0.455를 마크중이다. 특히 득점권 타율은 12타수 6안타로 5할에 이른다. 37타석에서 병살타는 1개, 삼진은 4개에 불과하다. 희생플라이는 2개를 날렸다.

지난 주말 KIA와의 홈 3연전에서는 모두 3안타를 뽑아내며 12타수 9안타의 맹타를 뿜었다. 이 기간 5타점을 추가했고, 1일 경기에서는 9회말 끝내기 안타를 터뜨렸다. 지난달 28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LG가 시즌 첫 승을 올릴 때도 가르시아는 1회초 1사 1,2루서 좌전적시타를 터뜨리며 결승점을 뽑았다.

정확하게 맞히려는 타격, 주자가 있을 때의 집중력 덕분에 존재감이 뚜렷해졌다. 이날 KIA전 9회 2사 1,2루서 마무리 김세현의 128㎞짜리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3루수 옆을 총알같이 날아가는 끝내기 안타가 가르시아의 진가를 잘 보여준 장면이다. 경기 후 가르시아는 "어느 리그를 가더라도 4번타자의 의미는 같다. 홈런 부담보다 득점권에 있는 주자를 부르는데 좀 더 집중하려 한다"고 했다. 그는 또한 KBO리그 투수들을 상대로 적응력을 높이는 과정이라고도 했다. 노림수가 생겼다는 이야기다.

시범경기에서 다소 고전했던 가르시아가 예상보다 안정적으로 4번에 적응하자 류중일 감독도 타순을 짜는데 있어 큰 고민을 덜었다. 1번 안익훈, 3번 박용택, 4번 가르시아는 '부동(不動)'으로 여기고 있다. 물론 클러치 능력을 검증받은 가르시아지만, 홈런 갈증은 느끼고 봐야 한다. 이번 주 첫 홈런이 터질 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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