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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연속 10HR 최 정, '홈런킹 3연패' 꿈 아니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8-04-21 20:32 | 최종수정 2018-04-22 06:00


◇최 정.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감출 수 없는 '해결사 본능'이었다.

지난 시즌 '홈런킹' 최 정(SK 와이번스)이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최 정은 2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팀이 0-3으로 뒤지고 있던 8회초 무사 1, 2루에서 동점 스리런포를 터뜨렸다. 이날 홈런으로 최 정은 장종훈 양준혁 박경완 이승엽 김태균에 이어 개인 통산 6번째 '13년 연속 10홈런' 반열에 올랐다. 프로야구사에 한 획을 그은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롯데 '필승조' 박진형이 제물이었다. 2B에서 박진형이 몸쪽 높은 코스로 던진 밋밋한 125㎞ 짜리 슬라이더를 힘차게 걷어올렸다. 높게 뜬 공은 우중간 담장을 향하다 떨어지는 듯 했으나 결국 펜스를 넘겼다. 주말을 맞아 사직구장 나들이에 나선 1만7000여명의 롯데 팬들을 일순간 침묵시켰다. 20일 롯데전에서 4타수 무안타, 이날 경기에서도 3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최 정이었기에 이날의 홈런포는 더욱 극적이었다. SK가 이후 추가점을 뽑지 못하고 롯데에게 9회말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면서 고개를 숙인게 아쉬웠다.

'홈런 챔피언'의 위력, 지난해와 다르지 않다. 지난 시즌 21경기 만에 10홈런에 도달했던 최 정은 올해 1경기를 더 보탠 22경기에 10홈런을 찍었다. '순도'를 놓고 보면 올해가 더 나은 모습이다. 지난해 4월 8일 NC 다이노스전 한 경기에서 4개의 홈런을 몰아치는 등 6경기에서 홈런을 터뜨렸다. 올해에도 지난 1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3홈런을 치며 '몰아치기' 능력을 과시했으나 홈런 달성 경기 수는 한 경기가 더 늘어났다.

최근 흐름이라면 '3년 연속 홈런킹 등극' 도전도 꿈만은 아니다. 2016년 40홈런으로 홈런왕에 등극했던 최 정은 지난해 전반기에만 30홈런을 몰아쳤다. 시즌을 47홈런으로 마감하면서 2년 연속 홈런킹에 등극했다. 올 시즌엔 '내부 경쟁'이 자극제가 되고 있다. 팀 동료 제이미 로맥이 11홈런으로 최 정과 엎치락 뒤치락 경쟁 중이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두 선수가 좋은 경쟁을 통해 개인 뿐만 아니라 팀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평했다. 로맥과의 경쟁이 계속될수록 최 정의 집중력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BO리그 통산 3년 연속 홈런킹. 이만수(삼성 라이온즈·1983~1985년) 장종훈(빙그레 이글스·1990~1992년) 이승엽(삼성 라이온즈·2001~2003년) 박병호(넥센 히어로즈·2012~2015년) 단 네 명에게만 자리를 허락했다. 최후의 연속 홈런왕 박병호의 계보를 이어받은 최 정, 그는 '전설'과 어깨를 견주기 위해 눈을 빛내고 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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