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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리포트] 평정심 잃은 후랭코프, 무패 행진만은 지켜냈다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8-05-22 17:57


후랭코프. 스포츠조선DB

세스 후랭코프의 평정심이 무너졌다. 리그 최고를 자랑하는 두산 베어스의 수비가 흔들리고 말았다.

두산의 외국인 투수 후랭코프는 팀내 가장 꾸준한 투수다. 조쉬 린드블럼과 함께 두산의 '원투펀치'를 담당하는 후랭코프는 아직까지 한 차례도 패전이 없다. 5회 이전에 물러난 경기도 없었다. 그만큼 꾸준하게 선발 투수로서 자신의 몫을 해주는 투수였다. 계산이 서기 때문에 코칭스태프도 경기를 준비할때 수월하다.

하지만 그런 후랭코프가 무너졌다. 2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한 후랭코프는 3⅔이닝 만에 6실점 하고 강판됐다. 올 시즌 최소 이닝, 최다 실점 경기다.

후랭코프가 흔들린 것은 3회말 수비때였다. 제구 난조와 수비 실책이 겹치면서 급격히 영점이 잡히지 않았다. 2회까지는 주자 출루 후에도 병살타 유도에 성공하는 등 깔끔하게 위기를 넘겼지만, 3회는 달랐다.

선두 타자 최진행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주자를 폭투로 2루까지 내보냈다. 다행히 최재훈을 투수 앞 땅볼로 처리하면서 아웃카운트 1개를 추가했지만, 1사 1루에서 이용규를 볼넷으로 내보낸 이후 흔들렸다.

포수 양의지의 포일로 1루 주자가 3루까지 갔고, 후랭코프는 폭투로 주자 홈인을 허용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실점을 내줬다. 이어 송광민의 적시타에 호잉-김태균에게 연속 타자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홈런을 맞은 2개의 투구는 모두 커터였다. 후랭코프의 주무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미 흔들린 후랭코프는 커터 실투를 내줬고, 실투는 곧장 홈런으로 연결됐다.

3회에만 5실점 한 후랭코프는 4회 1사에 최진행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이후 아웃카운트 1개를 더 잡았으나, 정근우에게 적시타를 맞아 결국 볼넷은 실점으로 이어졌다. 올 시즌 최소인 3⅔이닝만 소화하고 물러났어도, 후랭코프의 투구수는 이미 93개였다.

'파이터' 기질이 강한 후랭코프의 최대 장점은 빠르고 저돌적인 승부다. 마운드에서 거칠 것 없이 타자와 승부한다. 그러나 이날은 그동안 유지해온 평정심이 와르르 무너졌다. 또 단점인 투구수 문제도 다시 드러났다. 후랭코프는 꾸준함이 장점이지만, 올 시즌 최다 이닝이 6이닝에 불과할 정도로 이닝 소화력이 좋은 편은 아니다. 선발 등판전 불펜에서 공을 많이 던지며 몸을 푸는 스타일이기도 하고, 최근에는 제구가 흔들리면 버리는 볼이 많아 투구수가 늘어났다. 특히 최근 등판한 3경기에서 각각 5실점, 3실점, 6실점을 기록할만큼 급격히 실점이 늘어나면서 단점을 노출했다.


다행히 두산이 후반 타격이 터지면서 후랭코프의 패전을 지웠지만, 연장 접전 끝에 7대8로 패했다. 또 다음 등판까지 후랭코프의 불안 요소가 남아있어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대전=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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