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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태인 영입 때 마음 비웠다는 이대호, 사연은?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8-05-22 06:00


◇채태인이 10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넥센전에서 2-2 동점이던 5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좌월 솔로포를 기록한 뒤 홈인해 이대호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1월 채태인(36)을 영입할 때 두 가지에 주목했다.

좌타 라인 보강과 이대호(36)와의 시너지다. 그동안 중심 타선의 약점으로 지적된 좌타자 부재를 해결함과 동시에 이대호의 수비 부담을 줄여주면서 그의 타격 성과를 극대화 한다는 계획이었다.

롯데의 계산은 적중했다. 22일 현재 채태인은 110타수 35안타(4홈런), 타율 3할1푼8리, OPS(출루율+장타율) 0.900를 기록 중이다. 이대호는 158타수 57안타(10홈런), 타율 3할6푼1리, OPS 1.045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상대 투수 유형에 따라 채태인과 이대호를 1루수-지명타자로 번갈아 활용하고 있다.

이대호는 "(채)태인이가 우리 팀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기뻤다. 태인이가 1루 수비가 가능하니 나는 올해 지명 타자로 많이 나설 것으로 생각했다. 마음을 비우고 시즌을 준비했다. 그런데 시즌을 시작해보니 내가 1루수로 나선 경기가 더 많은 것 같다. 마음을 비워서 그런지 (1루 수비가) 더 힘들다"며 웃었다.

농을 잔뜩 섞었지만 오랜만에 한솥밥을 먹은 친구와의 동행이 마냥 좋은 눈치다. 둘은 부산 대동중 동기생이다. 투수(채태인)-포수(이대호)로 배터리를 이뤘다. 채태인이 부산상고, 이대호가 경남고로 진학하면서 끊긴 인연은 20년 만인 올해 롯데에서 다시 이어졌다. 고교 시절 뛰어난 투수였으나 어깨 부상 탓에 타자로 전향해 빛을 본 야구 인생은 닮은꼴이다.

10대 중반 만난 두 야구 소년은 20년의 세월 속에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어느덧 30대 후반에 접어든 베테랑이 되어 고향팀에서 다시 만난 그들은 고향팀 롯데의 우승을 꿈꾸고 있다. 지난 2011~2014년 삼성 라이온즈의 리그 4연패에 일조했던 채태인은 롯데 입단 직후 "(롯데의 우승을 통해) 다섯 손가락에 우승 반지를 다 끼워보고 선수 생활을 마무리 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대호는 "태인이가 고향팀에 와서 잘해주고 있다. (올해 LG 트윈스에서 이적한) 이병규(35)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팀이 이길수만 있다면 누가 나서든 상관없다"며 "나이가 드니까 (개인 성적 보다) 팀이 이기는게 더 좋더라"고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믿음을 갖고 야구를 하다보니 최근 좋은 성적이 나는 듯 하다"며 "올 시즌 꾸준히 안타를 치면서 팀을 이끄는 선수가 되고 싶다.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았기에 차근차근 승수를 쌓으면 분명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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