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KIA 이틀간 보여준 불펜 불안 동병상련

◇윤성빈.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뒷문이 불안한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가 불펜 불안의 동병상련의 마음을 체험했다.

부산에서 열린 주말 시리즈 2경기서 서로 승리를 나눠 가졌지만 불펜 불안으로 끝까지 안심할 수 없었던 것.

8일 경기서는 롯데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선발 듀브론트의 완벽 피칭에 타선까지 터지면서 9-1로 앞서며 여유있는 승리를 예상했지만 9회 결국 손에 땀이 났다.

8회초 2사후 듀브론트를 내리고 오현택이 올라오자마자 KIA의 2번 로저 버나디나에게 커다란 우중월 솔로포를 맞아 9-2가 됐다. 이때만해도 그러려니 했다. 롯데는 9회초 윤성빈을 마운드에 올렸다. 최근 선발에서 빠져 불펜 투수로 나서고 있는 윤성빈은 불펜 투수가 맞지 않는듯 오르자마자 불안감을 노출했다. 첫 타자 김민식에게 볼넷을 내주더니 두번째 타자 유민상에겐 직구를 던졌다가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홈런을 맞았다. 유민상의 올시즌 1군 첫 타격이 홈런이 됐다. 다음타자 류승현에게도 좌전안타를 맞자 롯데 조원우 감독은 투수를 장시환으로 바꿨으나 장시환도 첫 타자 이명기에게 좌측 2루타를 맞았다. 결국 조 감독은 내기 싫었던 필승조 구승민을 올려야 했다. 9-4로 앞선 무사 2,3루서 올라온 구승민은 폭투로 1점을 내줬지만 최원준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내 첫 아웃카운트를 얻었고, 한승택을 볼넷으로 출루시켰지만 최정민과 버다니다를 차례로 범타처리해 승리를 지켰다. 스코어는 9대6으로 차이가 있어 보였지만 롯데로선 끝까지 안심할 수 없는 경기였다.

7일 오후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KIA 김윤동이 8회 마운드에 올라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 수원=송정헌 기자 [e-mail]/2018.06.07/

둘째날인 9일엔 KIA가 식은 땀을 흘렸다. 팻 딘과 임기영의 좋은 피칭으로 4-2로 앞선 KIA는 9회초 3점을 추가해 7-2로 점수차를 벌려 승리를 확신했다. 마운드엔 8회에 올라왔던 김윤동이 그대로 있었다. 김세현과 임창용이 빠진 상황에서 사실상 마무리였다. 그런데 김윤동이 무너지면서 문제가 생겼다. 9회말 첫 타자 손아섭에게 우중간 홈런을 맞았다. 이어 이대호에게도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큰 홈런을 허용. 둘 다 김윤동이 가장 자신있게 던진 140㎞ 대 후반의 강한 직구였다. 연거푸 홈런을 맞자 김윤동의 피칭이 흔들렸다. 민병헌에게 볼넷을 내주더니 6번 앤디 번즈에게 좌중간 펜스를 맞는 인정 2루타를 허용했다. 펜스 모서리에 끼어 인정2루타가 되며 민병헌이 3루에서 멈추게 된 것이 오히려 다행이었다. KIA는 결국 투수를 왼손 임기준으로 교체했다. 임기준은 7번 채태인에게 큰 타구를 맞았으나 우측 펜스앞에서 잡혔다. 3루주자가 홈을 밟아 7-5. 이어진 1사 3루서 임기준은 8번 문규현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9번 나종덕 역시 비디오판정까지 가는 끝에 삼진으로 처리해 경기를 마쳤다.

롯데와 KIA는 최근 불펜진이 다 이긴 경기에서 뒤집히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 롯데는 마무리 손승락이 갑작스런 부진을 보여 2군으로 내려보냈고, 지난해 좋은 모습을 보였던 조정훈 역시 부진했다. 지금 롯데 불펜에 있는 필승조라고는 구승민과 진명호 뿐이다. 아무래도 무게감이 떨어진다.

KIA도 김세현이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가 있는 상황이고, 임창용은 어깨 담증세로 8일 1군에서 빠졌다. 확실한 필승조라고 부를만한 투수들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올시즌 어려운 경기를 하고 있는 둘이 서로의 약점을 보여준 이틀이었다.
부산=권인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