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부터 SK 와이번스는 확실한 팀컬러를 유지하고 있다. 무시무시한 홈런 타선을 앞세운 공격 야구. 2017시즌 SK는 무려 234개의 팀 홈런으로 타 구단을 압도했다. 올해도 118개의 홈런을 날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세 자릿수에 도달해 있다. 홈런 레이스 톱5 안쪽에 최 정(1위, 25개)과 로맥(공동 2위, 23개) 그리고 김동엽(5위, 18개) 등 무려 3명의 타자가 포진돼 있기도 하다. 한동민이 17개로 6위다. 무시무시한 홈런 군단인 것이다.
그러나 타선의 무기력함을 지적하기에 앞서 마운드의 붕괴현상을 더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결국 점수를 뽑아줘도 마운드가 무너지면서 승리와 멀어지는 패턴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특히나 최근 SK 마운드의 장타 허용은 심각한 수준이다. 10경기에서 무려 24개의 홈런을 얻어맞았다. 같은 기간 리그 전체에서 가장 많은 피홈런이었다. 피장타율 또한 0.538로 리그 전체에서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두산 베어스의 피장타율(0.342)과 비교하면 무려 2할 가까이 높다는 게 확인된다. SK 마운드의 심각성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러니 SK 투수진을 '홈런 공장장'이라고 부르지 않을 이유가 없다.
문제는 이런 현상을 제어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이 없다는 데 있다.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투수나 타자 모두 시즌을 치르는 과정에서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 마치 시계추의 움직임처럼 컨디션이 변한다. 최근에는 좋지 못한 흐름이었다"면서 "하루 아침에 좋아지길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일단 지금은 믿음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결국 좋아지길 기다리겠다는 뜻이다.
대구=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