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롱베리'라는 별명으로 NC 다이노스팬들사이에서 불리고 있는 우완 사이드암 이재학의 별명이 또 하나 늘었다. '소년가장'이다.
올 시즌 외국인투수들까지 로테이션을 자주 거르고 기대보다 못한 성적을 거두는 상황에서 이재학의 존재감은 그 어느 때보다 빛나고 있다. 하지만 '불운의 아이콘'이 된양 승수 쌓기는 너무 힘겨운 상황이다.
이재학은 올시즌 21경기에 선발 등판해 3승9패-평균자책점 4.01을 기록중이다. 평균자책점에 비해 쌓은 승수가 너무 적다. 이재학보다 더 좋지 않은 평균자책점을 기록중인 넥센 히어로즈 최원태(4.11)은 이미 12승(7패)를 거뒀고 한화 이글스 키버스 샘슨(4.20)도 11승6패다.
동료 타자들의 득점지원이 되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승수 쌓기가 힘들어졌다. 이재학은 올 시즌 평균 3.54점의 득점지원을 받았다. 로건 베렛은 5.13점, 왕웨이중은 4.21점을 지원받았으니 차이가 크다. 선발투수중에는 구창모만(3.18)이 이재학보다 적은 득점지원을 받았다.
리그 전체적으로 봐도 그렇다. 올 시즌 선발 로테이션에 꾸준히 남아있는 투수 중 득점지원이 이재학보다 적은 선수는 이미 가방을 싼 한화 이글스 제이슨 휠러(2.92) 뿐이다.
이재학은 올시즌 '부활'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좋은 투구 내용을 보이고 있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를 기록했 이재학은 지난해에는 5승7패로 주춤했다. 하지만 심기일전한 이재학은 올 시즌 깔끔한 피칭으로 팀내 최다 이닝인 114⅓이닝을 던졌고 팀내 최다 선발 등판(21경기) 그리고 4.01로 팀내 선발 투수 중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주무기 체인지업은 패스트볼과 똑같은 투구폼으로 타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지난 해 투구 때 평소보다 더 많이 올라왔던 어깨는 제 모습을 찾았다. 여기에 꾸준히 연마해오던 슬라이더까지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하면서 상대팀 타자들에게는 무서운 존재가 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9일 창원 SK 와이번스전에서 이재학은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5⅓이닝 7안타(1홈런) 1볼넷 4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3-3 동점이던 6회 1사 후 최 항에게 우전안타를 내주고는 투구수 99개가 되면서 강판됐다. 아쉬운 순간이었다. 본인도 평소 같지 않게 교체를 위해 마운드에 올라온 지연규 투수코치에게 몇 번이고 '더 던지고 싶다'는 의사표현을 했다. 그만큼 이재학의 승리 욕구는 불타는 상황이다.
팀의 '꼴찌탈출'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내년을 기약하기 위해서라도 이재학의 사기충전은 필요하다. 그는 NC 마운드의 기둥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