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쇼트트랙 남자 1000m 예선이 열렸다. 상대 파울 인정으로 예선 통과한 중국 린샤오쥔. 왼쪽 사진은 평창올림픽 당시 임효준(린샤오쥔). 밀라노(이탈리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6.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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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태극기를 내려놓은 이들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태극마크를 버리고 올림픽의 꿈을 이어갔지만, 논란의 귀화 선수들에게 아름다운 엔딩이 찾아오지 않았다. 한때 귀화 선수의 활약으로 동계올림픽이 뒤흔든 적이 있었다. 러시아로 향한 빅토르 안(안현수)이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3관왕을 차지하며 기록을 썼다. 하지만 2026년, 새로운 귀화 신화를 꿈꾸던 주인공들은 좌절만을 겪었다.
먼저 관심을 받은 주인공은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다. 한때 태극마크를 달고 빙판 위를 질주하던 국민영웅이었다. 2018년 평창에서 1500m 결선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하지만 경력을 이어가지 못했다. 2019년 6월 국가대표 훈련 중 동성 후배 선수의 바지를 내리는 장난을 쳤다가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선수 자격 1년 정지 중징계를 받았다. 이후 2020년 중국 귀화를 결정했다.
15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쇼트트랙 남자 1500m 예선이 열렸다. 코너에서 미끄러지며 예선 탈락한 중국 린샤오쥔. 밀라노(이탈리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6.02.15/
임효준 대신 린샤오쥔이라는 이름으로 중국 대표팀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다만 올림픽 무대는 쉽게 돌아올 수 없었다. '한 선수가 국적을 바꿔서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기존 국적으로 출전한 국제대회 이후 3년이 지나야 한다'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올림픽 헌장에 따라 베이징 대회를 지켜만 봤다.
8년 만에 돌아온 올림픽 무대, '라스트댄스'를 예고했다. 린샤오쥔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중국 관영 방송 CCTV와의 인터뷰를 진행하며 "중국 대표팀의 일원이 된 것은 행운이자 감사한 일이다. 주변의 격려와 지원 덕분에 매일 순조롭게 훈련할 수 있었다.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만큼 8년간의 노력과 인내를 쏟아부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림픽, 세계 무대의 벽은 높았다. 19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500m 준준결선 3조에서 40초638의 기록으로 4위에 그치며 준결승 진출에 실패한 린샤오쥔은 중국 대표팀 일원으로 참가한 첫 올림픽에서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앞서 남자 1000m와 1500m에서 줄지어 준준결승에서 탈락했다. 혼성계주에 나섰지만, 중국은 결승에서 4위에 그치며 메달을 놓쳤다. 린샤오쥔이 출전한 남자 5000m 계주팀은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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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로 향한 김민석의 처지도 다르지 않았다. 김민석은 2022년 7월 진천선수촌에서 음주운전 사고를 냈고, 대한체육회으로부터 최종적으로 국가대표 2년 자격 정지 처분을 받은 뒤 국내 활동이 어려워지자 2024년 헝가리로 귀화했다. 당시 그는 헝가리빙상경기연맹을 통해 귀화 이유를 밝혔다. "한국에서 음주운전으로 3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당시 일을 변명하고 싶진 않다. 후회하고 있으며 그 사건 이후로 운전대를 잡지 않고 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 출전할 기회를 주겠다고 했지만, 3년 동안 훈련을 하지 못하면 힘들 것이라고 판단했다. 징계로 인해 소속 팀도, 수입도 없는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헝가리 귀화를 통해 김민석은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 나설 수 있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올림픽 헌장 제41조 2항에 따르면, 한 선수가 국적을 바꿔서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기존 국적으로 출전한 국제대회 이후 3년이 지나야 하는데, 김민석은 2022년 2월 18일에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남자 1,000m 경기에 출전한 뒤 공식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않았기에 문제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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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는 약세인 동계 올림픽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메달리스트인 김민석을 귀화시켰다. 김민석은 기대대로 1000m, 1500m 출전권을 확보했지만, 현지 반응은 싸늘했다. 헝가리 매체들은 "김민석이 밀라노에서 올림픽 메달수를 늘릴 가능성은 훨씬 낮아 보인다"라고 냉평했다. 반면 김민석은 "메달 예상이 없다면 거짓말이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김민석은 이번 대회 1000m와 1500m에서 모두 메달권 진입에 실패하며 메달 가능성이 거의 사라졌다.
빅토르 안을 꿈꿨을 두 선수의 도전은 큰 결실을 맺지 못했다. 아쉬운 성과와 함께 올림픽 무대를 떠날 것이 유력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