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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 때 잘 쉬어라."
2008년부터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한 임창용은 야쿠르트 스왈로스에서 5시즌 동안 불펜투수로 활약했다. 238경기에 등판해 233이닝을 소화했고, 11승 13패 128세이브 173탈삼진 평균자책점 2.09을 기록했다. 다시 도전을 선택한 임창용은 2013년 미국으로 건너갔다.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 소속으로 6경기에 등판해 5이닝 5탈삼진 평균자책점 5.40의 기록을 남겼다.
-1000경기 등판 소감은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
▶아무래도 데뷔전이 아닐까. 95년 6월 9일이었나. 삼성전이었다. 1회에 선발투수가 무너져 두번째 투수로 나가서 많이 맞았다. 1회에만 총 9점을 줬다. 내 뒤에 나갈 투수가 없어서 계속 던져 6회까지 버텼던 것 같다. 그때부터 인정을 받고 쭉 던지게 됐다.
-1회 마치고 후배들의 축하를 받았는데.
▶1000경기라 그런지 타자들이 타격으로 격하게 축하재주더라.(웃음) 18점이나 났는데 다들 고맙다.
-삼성전이어서 감정이 특별했을 수도 있는데
▶삼성에 오랜시간 몸담고 있었다. 친한 선수들도 많다. 승부라는게 친하다고 해서 승부 안할 수 없는 거 아닌가.
-많은 축하 연락 중 기억에 남는 것은.
▶아무래도 가족에게 축하받은게 좋다. 아버지께서 3년전에 돌아가시고 어머니 혼자 계신데 제일 먼저 전화하셨다. 축하해주시고 몸조리 잘하고 오래 선수생활 하라고 하셨다. 와이프 아들들도 축하전화 했다.
-최근 3경기 연속 6이닝을 던졌다. 선발로서의 체력이 갖춰진 건가.
▶적응돼가는 것 같다. 초반엔 힘들었다. 3이닝만 던져도 힘들고 지치고 제구도 안됐다. 아시안게임 때 체력적으로 보완해야겠다 싶어 많이 뛰고 운동도 많이 했다. 체력을 끌어올린게 많은 도움이 됐던 것 같다.
-최고 148㎞까지 나왔는데
▶어제는 직구위주의 피칭을 했다. 초반에 던지니 직구에 힘이 있는 것 같고 타자들이 칠 때 배트가 밀리는 느낌이 있어서 직구를 많이 던졌던 것 같다.
-타자에게 보여주는 공을 어떻게 던지나.
▶다 승부구다. 초구 2구에 맞혀서 죽으면 좋은데 안친다. 그러다보니 볼카운트가 유리해지기도 하고 그러면 힘이 들어가고 삼진도 잡고 싶어진다. 빨리 아웃되면 나도 좋다. 투구수 아끼고…. 안타를 맞아도 초구, 2구에 맞아야지 공 10개 던지고 안타맞으면 나만 피곤하다. 승부를 초반부터 빨리빨리 하는게 낫다고 생각해서 던진다.
-불펜때와 선발때 패턴이 다른가.
▶불펜은 한타자 한타자 승부가 중요해 선두타자를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나간다. 근데 선발로 나가니 이상하게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맞는다. 다음 선발땐 목표로 선두타자를 잡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
-양현종이 승리할 때마다 "따라가겠습니다"라고 한다던데.(양현종은 통산 120승, 임창용은 129승)
▶언젠가 잡힐 기록이다. 현종이는 아직 시간이 많지 않나. 국보급 투수 대열에 올라갈 투수다. 내년이면 잡힐 것 같다.(웃음)
-철저한 자기 관리가 있었을 것 같은데.
▶몸관리가 철저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나만의 루틴은 있다. 그 루틴으로 계속 움직여서 지금까지 하고 있는데 루틴이 잘 맞는 것 같다.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할 생각이다.
-젊었을 때와 비교해 훈련이 달라진 게 있는가.
▶어릴 때와 똑같다. 루틴이 어릴 때 했던 훈련 양도 거의 비슷하다. 특별히 하는 것은 없다.
-후배들에게 롱런할 수 있는 팁
▶쉴 때 잘 쉬어라. 쉴 때 정말 몸 혹사 안시키고 정말 잘 쉬고…. 술을 못해서 그런지 술 안먹는 것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