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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캠인터뷰]1000경기 임창용의 조언 "쉴 때 잘 쉬어라"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8-09-20 08:48


KIA 임창용이 18일 대구 삼성전서 한-미-일 통산 1000경기 등판을 했다. 임창용은 1회말을 마친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대기록 달성을 기념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쉴 때 잘 쉬어라."

KIA 타이거즈의 베테랑 투수 임창용이 후배들에게 오래 선수생활을 할 수 있는 팁으로 잘 쉬어야 한다고 했다. 임창용은 지난 1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7안타 3실점의 퀄리티스타트를 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이 경기가 그의 프로경기 한-미-일 통산 1000경기째였다.

광주 진흥고를 졸업하고 1995년 해태 타이거즈에 입단한 이후 24년 동안 임창용은 KBO리그에서 756경기, 일본프로야구에서 238경기,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6경기에 등판해 정확히 1000경기를 채웠다. 그는 선발, 구원을 가리지 않았다. KBO리그에서 18시즌 동안 총 1704이닝을 던져, 129승 85패 258세이브 19홀드 1454탈삼진 평균자책점 3.44를 기록했다. 22세이던 1998년 34세이브를 기록하며 최연소 구원왕에 오르는 등 3차례(98년, 2004년, 2015년)나 세이브왕에 올랐다. 또 최연소 100세이브(23세 10개월 10일), KBO 최초 3년 연속(1998~2000) 30세이브 기록도 달성했다. 1999년에는 평균자책점 2.14를 기록하며 이 부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현재 KBO리그 최고령 세이브 기록(42세 3일)도 가지고 있다.

2008년부터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한 임창용은 야쿠르트 스왈로스에서 5시즌 동안 불펜투수로 활약했다. 238경기에 등판해 233이닝을 소화했고, 11승 13패 128세이브 173탈삼진 평균자책점 2.09을 기록했다. 다시 도전을 선택한 임창용은 2013년 미국으로 건너갔다.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 소속으로 6경기에 등판해 5이닝 5탈삼진 평균자책점 5.40의 기록을 남겼다.

-1000경기 등판 소감은

▶오래 선수생활을 하다보니까 1000경기 나갈 수 있었다. 감독님, 선수들, 팬분들 없었다면 지금까지 할 수 있었을까 싶다. 야구하면서 정말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주위분들 덕분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

▶아무래도 데뷔전이 아닐까. 95년 6월 9일이었나. 삼성전이었다. 1회에 선발투수가 무너져 두번째 투수로 나가서 많이 맞았다. 1회에만 총 9점을 줬다. 내 뒤에 나갈 투수가 없어서 계속 던져 6회까지 버텼던 것 같다. 그때부터 인정을 받고 쭉 던지게 됐다.


-1회 마치고 후배들의 축하를 받았는데.

▶1000경기라 그런지 타자들이 타격으로 격하게 축하재주더라.(웃음) 18점이나 났는데 다들 고맙다.

-삼성전이어서 감정이 특별했을 수도 있는데

▶삼성에 오랜시간 몸담고 있었다. 친한 선수들도 많다. 승부라는게 친하다고 해서 승부 안할 수 없는 거 아닌가.

-많은 축하 연락 중 기억에 남는 것은.

▶아무래도 가족에게 축하받은게 좋다. 아버지께서 3년전에 돌아가시고 어머니 혼자 계신데 제일 먼저 전화하셨다. 축하해주시고 몸조리 잘하고 오래 선수생활 하라고 하셨다. 와이프 아들들도 축하전화 했다.

-최근 3경기 연속 6이닝을 던졌다. 선발로서의 체력이 갖춰진 건가.

▶적응돼가는 것 같다. 초반엔 힘들었다. 3이닝만 던져도 힘들고 지치고 제구도 안됐다. 아시안게임 때 체력적으로 보완해야겠다 싶어 많이 뛰고 운동도 많이 했다. 체력을 끌어올린게 많은 도움이 됐던 것 같다.

-최고 148㎞까지 나왔는데

▶어제는 직구위주의 피칭을 했다. 초반에 던지니 직구에 힘이 있는 것 같고 타자들이 칠 때 배트가 밀리는 느낌이 있어서 직구를 많이 던졌던 것 같다.

-타자에게 보여주는 공을 어떻게 던지나.

▶다 승부구다. 초구 2구에 맞혀서 죽으면 좋은데 안친다. 그러다보니 볼카운트가 유리해지기도 하고 그러면 힘이 들어가고 삼진도 잡고 싶어진다. 빨리 아웃되면 나도 좋다. 투구수 아끼고…. 안타를 맞아도 초구, 2구에 맞아야지 공 10개 던지고 안타맞으면 나만 피곤하다. 승부를 초반부터 빨리빨리 하는게 낫다고 생각해서 던진다.

-불펜때와 선발때 패턴이 다른가.

▶불펜은 한타자 한타자 승부가 중요해 선두타자를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나간다. 근데 선발로 나가니 이상하게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맞는다. 다음 선발땐 목표로 선두타자를 잡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

-양현종이 승리할 때마다 "따라가겠습니다"라고 한다던데.(양현종은 통산 120승, 임창용은 129승)

▶언젠가 잡힐 기록이다. 현종이는 아직 시간이 많지 않나. 국보급 투수 대열에 올라갈 투수다. 내년이면 잡힐 것 같다.(웃음)

-철저한 자기 관리가 있었을 것 같은데.

▶몸관리가 철저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나만의 루틴은 있다. 그 루틴으로 계속 움직여서 지금까지 하고 있는데 루틴이 잘 맞는 것 같다.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할 생각이다.

-젊었을 때와 비교해 훈련이 달라진 게 있는가.

▶어릴 때와 똑같다. 루틴이 어릴 때 했던 훈련 양도 거의 비슷하다. 특별히 하는 것은 없다.

-후배들에게 롱런할 수 있는 팁

▶쉴 때 잘 쉬어라. 쉴 때 정말 몸 혹사 안시키고 정말 잘 쉬고…. 술을 못해서 그런지 술 안먹는 것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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