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내년에 다시 만나고싶어요" 아쉬움 남기고 떠난 소사

기사입력 2018-10-16 07:23


2018 KBO리그 LG트윈스와 한화이글스의 경기가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선발투수 소사가 7회초 2사 2루에서 강경학을 외야 플라이로 잡아내며 위기를 벗어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지난 10일 잠실구장.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 선수단이 경기를 준비하고 있는 시간에, 익숙한 얼굴이 원정 더그아웃에 나타났다.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헨리 소사였다. 이날까지 잠실 구장에서 보강 훈련을 한 소사는 다음날(11일) 출국을 위해 라커룸에 있던 짐을 챙겼다. 소사는 "텍사스에 있는 미국집을 거쳐 고향인 도미니카공화국으로 들어가 쉴 예정이다"고 했다.

한국에서 7번째 시즌이 끝났다. 소속팀 LG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면서, 소사는 일찍 휴식을 맞게 됐다. 한국에서 워낙 오래 뛰었기에 팀 동료들 뿐만 아니라 10개 구단 대부분의 선수들과 친해졌다. 훈련을 하다 반갑게 인사를 나눈 SK 선수들은 "우리팀에서 아르바이트(포스트시즌 등판)할 생각 없냐"고 농담을 던져 소사를 웃게 만들었다. 소사는 "내년에 또 보자"며 작별 인사를 했다.

아쉬움이 많은 시즌이다. 정규시즌 27경기에서 9승9패-평균자책점 3.52. 5년 연속 10승에 도전했지만 1승이 모자랐다. 소사는 "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게 아쉽다"고 했다. 그는 오른쪽 고관절 통증으로 지난달 21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면서 시즌을 마감했다. 자신도 팀도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거뒀다.

소사가 3개의 팀을 거치면서 7시즌을 보낸 데에는 그럴만 한 이유가 있다. 4년 연속 180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이닝이터형 투수인데다, 시속 150㎞ 후반대 직구가 여전히 위력적이다. 또 웬만해서는 부상으로 로테이션을 거르는 일도 없다. 한국을 '제 2의 고향'이라 말할 만큼 생활에도 완벽히 적응했고, 동료들과의 사이도 매우 원만하다.

기복이 있는 편이라 소사 같은 유형의 투수가 15승, 20승을 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구단 입장에서는 낯선 투수에게 모험을 하는 것보다 소사같은 이닝이터를 잡는 게 나을 수 있다.

소사는 "끝이 아쉬웠지만, LG는 좋은 팀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함께 뛴 김현수는 정말 놀라운 선수다. 대단히 영리하고 야구를 잘한다. 다음 시즌 LG는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나 또한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끼겠다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기에 꼭 빠른 시일 내에 달성하고 싶다"고 했다.

내년에도 소사의 활약을 볼 수 있을까. 그는 "꼭 그렇게 되길 바라고있다"며 웃으며 잠실구장을 떠났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