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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잠실구장.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 선수단이 경기를 준비하고 있는 시간에, 익숙한 얼굴이 원정 더그아웃에 나타났다.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헨리 소사였다. 이날까지 잠실 구장에서 보강 훈련을 한 소사는 다음날(11일) 출국을 위해 라커룸에 있던 짐을 챙겼다. 소사는 "텍사스에 있는 미국집을 거쳐 고향인 도미니카공화국으로 들어가 쉴 예정이다"고 했다.
소사가 3개의 팀을 거치면서 7시즌을 보낸 데에는 그럴만 한 이유가 있다. 4년 연속 180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이닝이터형 투수인데다, 시속 150㎞ 후반대 직구가 여전히 위력적이다. 또 웬만해서는 부상으로 로테이션을 거르는 일도 없다. 한국을 '제 2의 고향'이라 말할 만큼 생활에도 완벽히 적응했고, 동료들과의 사이도 매우 원만하다.
기복이 있는 편이라 소사 같은 유형의 투수가 15승, 20승을 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구단 입장에서는 낯선 투수에게 모험을 하는 것보다 소사같은 이닝이터를 잡는 게 나을 수 있다.
내년에도 소사의 활약을 볼 수 있을까. 그는 "꼭 그렇게 되길 바라고있다"며 웃으며 잠실구장을 떠났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