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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했는데 지나친 관심이 신인 투수에게 부담으로 작용한 탓일까. 일본 오키나와 전훈캠프에서 가장 '핫'한 KIA 타이거즈 김기훈이 실전에서 난조를 보인 게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김기훈이 오키나와에서 관심도가 높아진 것은 선동열 전 대표팀 감독의 호평 때문이다. 지난달 12일 KIA 타이거즈와 주니치 드래곤즈간 연습경기를 보기 위해 차탄구장에 들른 선 전 감독은 김기훈의 불펜피칭을 본 뒤 "아직 19세 밖에 안된 투수인데 정말 놀랐다. 상당히 기대된다. 부상없이 꾸준히 던지면 곧바로 1군에서 뛸 수 있지 않을까"면서 "전지훈련서 투수들을 볼 때 구위보다 밸런스를 봐야 한다. 난 늘 투수들의 하체 움직임을 주시한다. 김기훈을 보니까 중심 이동이 잘 되면서 상체 밸런스도 흐트러지지 않는다"고 했다. 최고의 극찬이었다.
하지만 28일 한화를 상대로는 최고 구속이 145㎞에 머물렀고,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침착하지 못한 대처가 아쉬웠다는 지적이다. 김기훈이 드러낸 약점은 무엇일까. 타자 출신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이날 한화를 상대로 던진 김기훈의 투구를 본 뒤 기자와 만났다.
타자 입장에서 보는 김기훈의 약점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그는 "위에서 내리꽂는 느낌이긴 한데 볼인지 스트라이크인지 구분이 쉬워 보였다. 1회는 잘 넘겼는데 2회에 (김태균에게)스트레이트 볼넷을 주더니 계속 볼을 던지고 결국 홈런을 맞더라"며 "스트라이크 1~2개 안잡아주니까 흔들리는 모습이 나왔다"고 했다.
신인이 가질 수 있는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민감성과 제구력을 지적한 것이다. 이 위원은 그러면서 양현종의 투구폼과 비교했다. 그는 "현종이는 공이 아래에서 위로 날아오는 느낌인데, 김기훈은 그 반대다. 현종이는 공을 끌고 나와서 던지기 때문에 타자들에게 공이 잘 안 보이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지금의 양현종과 고졸 신인 김기훈을 직접 비교하는 건 무리지만, 투구폼 자체는 그렇다는 이야기다.
그러면서 이 위원은 "투수폼은 안정적이고 밸런스도 좋다. 고교생으로서는 아주 가능성이 높은 투수임은 틀림없지만, 제구력이 관건이 될텐데 아무래도 경기를 많이 던져봐야 한다"고 했다.
김기태 감독은 김기훈의 부진에 대해 "처음부터 잘 던질 수 있나. 홈런도 맞아보면서 역시 1군 무대가 다르다는 사실을 느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감독과 양현종은 심리적 부담과 관련한 조언, 이순철 해설위원은 안정적인 제구를 주문한 것이다.
오키나와(일본)=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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