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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흐름의 스포츠다.
홈에서 불의의 2연패를 당한 SK 선수단은 초반부터 바짝 옥죄고 나섰다. 1회 안타를 치고 2루에 진루한 톱타자 김강민이 3번 정의윤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선취점을 올렸다. 마운드 위 김광현도 작심한 듯 1회부터 전력투구를 했다. 2번 오윤석에게 던진 패스트볼은 스피드건에 150㎞가 찍혔다.
사생결단의 SK. 손아섭 아수아헤 채태인 등을 모두 빼고 선발 라인업을 구성한 롯데 타선에게 버거운 상대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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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리에 끌려가던 SK가 5회 1점을 만회했지만 롯데는 7회 2사 만루에서 김준태의 2타점 적시타가 터졌다. 6-2. 승리를 굳히는 쐐기타였다. 과정도 극적이었다. 무사 만루에서 투수가 서진용으로 바뀌었고 바로 아수하헤, 한동희 두 타자가 연속 삼진을 당했다. 추가점이 무산되나 싶은 순간, 김준태의 적시타가 터졌다. 흐름상 완벽한 롯데의 완승이었다.
하지만 홈런군단 SK타선은 야구의 공식을 온 몸으로 거부했다. 7회 1사에 레일리가 내려가자 마자 잠자던 홈런포를 가동했다. 김강민의 안타에 이어 강승호가 서준원을 상대로 투런홈런을 쏘아올렸다. 정의윤은 바뀐 투수 진명호의 초구 직구를 당겨 팀의 시즌 첫 백투백 홈런을 기록했다. 5-6 턱밑 추격. 2사 후 이재원이 화룡점정을 찍었다. 진명호의 슬라이더를 당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6-6 동점을 만드는 솔로포. 어 하는 순간 우당탕 홈런 3방이 터졌다. SK는 11회 말 강승호의 끝내기 안타로 기어이 역전승을 완성했다.
흐름상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순식간의 동점 상황. SK 가공할 타선이 만들어낸 이변의 순간이었다. 야구의 오랜 속설도 뒤집는 예기치 못한 반전, 이래서 야구가 재미있다.
인천=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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