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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집중분석]맥과이어, 노히트노런 후 부진 NO.절반이 탈삼진, '퀄'이 다르다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9-04-23 07:30


2019 4월 21일 프로야구 대전야구장 경기
한화 이글스-삼성 라이온즈 경기
삼성 선발투수 맥과이어 노히트노런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그야말로 역대급 반전이었다.

삼성 외국인 투수 덱 맥과이어(30). 이전 5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에 평균자책점 6.56. 1선발 후보로 영입한 외국인 투수. 안팎의 눈총이 뜨거웠다. 동료 외국인 투수 헤일리의 역대급 역투를 부러운 듯 물끄러미 바라만 보던 신세였다.

'계륵' 신세였던 그가 덜컥 '사고'를 쳤다. 16일 포항 키움전에서 5이닝 6안타 3볼넷 5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꿈틀하더니 21일 대전 한화전에서 파란의 주인공이 됐다. 역대 14번째이자 외국인 투수 4번째 노히트노런. 데뷔 첫 승을 노히트노런으로 달성한 KBO리그 최초의 사례였다.

관심은 대기록 '이후'에 쏠렸다. 역대급 반전 이후 지속가능한 활약 여부에 대한 관심이 쏟아졌다. 선례들이 썩 유쾌하지 않다. 11호 기록보유자 NC 찰리(14.6.24 잠실 LG전)와 12호 두산 마야(15.4.9 잠실 넥센전), 13호 두산 보우덴(16.6.30 잠실 NC전) 모두 다음 등판 결과가 썩 좋지 못했다. 대기록 당시 너무 많은 투구수로 무리한 탓에 나타난 후유증이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이후다. 마야를 제외한 두 투수는 그 해 성적이 좋았다. 찰리는 기록을 달성한 2014년에 12승8패, 평균자책 3.81의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보우덴은 더 잘 던졌다. 기록달성의 해인 2016년 18승7패, 평균자책 3.80으로 맹활약 했다. 원래 실력이 있었던 선수들이었다는 이야기다.

오직 마야만이 운 좋게 대기록을 달성한 케이스다. 마야는 전년도인 2014년 2승4패, 4.86을 기록한 뒤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2015년에도 2승5패 8.17의 부진한 성적을 끝으로 그 해 중도 퇴출됐다.

그렇다면 맥과이어는 어떨까. 보우덴 케이스가 될까, 아니면 마야 케이스가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마야와는 급이 다른 내용으로 대기록을 달성했다. 내용을 비교해보자.

이날 맥과이어는 29명의 타자를 상대로 총 128개의 공을 던졌다. 역대 노히트노런 투수 중 최다인 13개의 삼진을 잡았다. 27개의 아웃카운트 중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남은 아웃 카운트 14개는 땅볼 8개, 뜬공 5개, 2루 도루 저지 1차례였다. 4사구는 9이닝 동안 2개 뿐이었다.


노히트노런 당시 마야의 내용을 보자. 30타자를 상대로 136개를 던지면서 탈삼진 8개, 볼넷 3개를 기록했다. 남은 19개 아웃카운트 중 땅볼 11개, 뜬공 8개였다.

찰리의 경우 28타자를 상대로 110구를 던지며 3볼넷, 7탈삼진을 기록했다. 땅볼 12개, 뜬공 6개에 병살타와 도루 저지가 각각 1개씩이었다.

보우덴은 31타자를 상대로 139구를 던졌다. 4사구 4개와 9탈삼진을 기록했다. 땅볼이 8개, 뜬공이 10개였다.

내용을 보면 맥과이어는 거의 정타를 허용하지 않았다. 우선 탈삼진이 많았고, 땅볼이 많았고, 뜬공도 비교적 평범한 타구들이었다. 최고 구속 150㎞에 달하는 패스트볼과 세컨드 구종이었던 슬라이더 각도가 예리했다.

이전 등판까지 그는 결정구 부재로 애를 먹었다. 패스트볼에 힘이 있었지만 변화구 각도가 밋밋하다 보니 빠른 공에 영점을 맞춰둔 타자들의 배트 끝에 공이 걸렸다. 마음 먹고 던진 유인구에 배트가 나오지 않거나 파울이 되기 일쑤였다. 그렇게 볼카운트가 몰리면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들어간 빠른 볼을 통타 당하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코칭스태프와 함께 힘을 쓰는 포인트를 조정하고 팔 스윙을 빠르게 가져갔다. 밸런스 조정효과는 놀라웠다. 변화하는 각도가 면도날처럼 날카로워졌다. 스트라이크존에서 아래로 급격하게 꺾이는 변화구에 배트가 따라나오기 시작했다. 타자들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예의 빠른 공 위력이 배가되는 순간이었다.

향후 지속적 활약 관건은 이날 던진 변화구 각도 유지다. 이를 반복할 수 있으면 맥과이어의 향후 투구내용은 일관성을 가질 공산이 크다.

1m98의 장신 우완 맥과이어는 2010년 메이저리그 토론토에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유망주였다. 기교파가 아닌 상대 타자를 압도할 만한 구위를 갖춘 파워피처다. 한국야구 적응과 밸런스의 문제가 컸다. 구위 자체가 압도적이라 할 수 없었던 마야와는 결이 다르다.

중도 퇴출된 마야를 제외하고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외국인 투수들은 모두 그 해 두자리 승수를 거뒀다. 당장 128구의 후유증으로 다음 등판에 주춤할지 모르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맥과이어 역시 순조롭게 롱런할 계기는 마련됐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역대 외국인 노히트노런 비교

기록순서=선수(소속팀)=달성일=상대=당해 성적=경기 내용

11호=찰리(NC)=2014.6.24=잠실 LG=12승8패, 3.81=110구, 탈삼진 7, 볼넷 3, 땅볼 12, 뜬공 6, 병살타 1, 도루 저지 1

12호=마야(두산)=2015.4.9=잠실 넥센=2승5패 8.17 중도 퇴출=136구, 탈삼진 8, 볼넷 3, 땅볼 11, 뜬공 8

13호=보우덴(두산)=2016.6.30=잠실 NC=18승7패, 3.80=139구, 탈삼진 9, 4사구 4, 땅볼 8, 뜬공 10

14호=맥과이어(삼성)=2019.4.21=대전 한화=1승2패 4.73(22일 현재)=128구, 탈삼진 13, 4사구 2, 땅볼 8, 뜬공 5, 도루 저지 1


2019 4월 21일 프로야구 대전야구장 경기
한화 이글스-삼성 라이온즈 경기
삼성 선발투수 맥과이어 노히트노런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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