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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心터뷰]매시즌 커리어하이 임현준, "마운드 오르는게 행복, 부담느낄 겨를 없어요"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9-11-20 08:54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한때 경영전략에서 블루오션과 레드오션이 회자될 때가 있었다.

희소가치의 중요성. 오직 나만의 경쟁력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야구에서 블루오션을 개척한 인물, 삼성라이온즈 좌완 임현준(32)이다.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시련. 임현준의 야구 인생에도 위기가 있었다. 한때 심각한 난관에 봉착했다. 암담했다. 하지만 바닥까지 좌절하지 않았다. 포기에 이르기 전에 변화를 선택했다.

선뜻 하기 힘든 투구폼을 바꿨다. 모험이었다. 부단한 노력 끝에 멋지게 성공했다. 임현준의 오늘이다. 좀처럼 보기 드문 긍정적 사례였다. "오버스로우로 던질 때 슬럼프가 길었어요. 제구도, 구속도 안나오고 내 공을 던지는 거 같지 않았어요. 그러다 해본 시도였어요. 몇 년간 느껴보지 못한 그런 손끝의 감각이 느껴졌어요. 손끝 감각이 너무 좋아 어색함 보다 '와 이거다' 하는 마음으로 계속 팠던거 같아요."

용감하게 개척했고, 부단한 노력 속에 자리 잡았다. 노력의 결실, 현재가 전부가 아니다. 일신우일신, 해를 거듭할 수록 진화하고 있다.

빠른 공을 던지지 못하는 임현준에게 오늘은 늘 위기다. 절박하다. 멈추는 순간이 끝이다. 변화하지 않으면 더 나아갈 수 없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지금까지는 많이 보지 못했으니까요. 계속 좌타자 승부를 많이 하고 있잖아요. 시간이 갈수록 (타자가) 적응될 거기 때문에 거기 맞춰서 더 연구하고 발전해야 합니다. 다른 무기들을 개발해야 할 것 같아요."


28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삼성 임현준이 투구하고 있다. (조남수 기자/news@isportskorea.com)
임현준은 지난 시즌 부터 체인지업 연마에 주력하고 있다.


"시합 때는 아직 못 던졌어요. 내년에는 무조건 던질 수 있는 구종으로 만들어야죠. 그래야 한단계 더 올라설 수 있을거 같아요"

신 무기는 우타자 상대를 위한 대비다. 왼손투수의 체인지업, 오른손 타자의 바깥으로 휘는 궤적의 구종이다. 왼손 타자용 원포인트 릴리프로만 롱런할 수 없음을 잘 안다. 최근 야구의 트렌드는 원포인트 릴리프를 없애려는 추세이기도 하다. 실제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투수 교체 시 세타자를 상대하는 것을 의무화 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일단 좌타자는 무조건 잡는게 우선이죠. 다음으로 오른손 타자도 잡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제가 좌타자를 못 잡으면 1군에 있을 이유가 없거든요."

임현준에게 현재는 극복해야 할 과제다. 하지만 동시에 지금 이순간은 행복이다.

"누군가에게 이 마운드는 꿈이잖아요. 저에게는 이 기회들이 정말 절실하거든요. 야구장 나오는 것 만으로도 즐겁고요. 마운드 올라가는 것만도 행복합니다."

그래서일까. 늘 긴박한 순간, 마운드에 오르지만 그의 표정에는 동요가 없다. 그가 상대해야 하는 왼손 타자들은 대부분 팀의 간판선수들 뿐이다. 오른손 대타를 낼 수 있는 상황에서 그를 마운드에 올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어떻게 평온함을 유지할 수 있을까.

"부담은 전혀 없어요. 마운드 올라갈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해요.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저를 그 상황에서 믿고 내보내 주신거잖아요. 그래서 너무 행복한 마음 상태로 올라가고요. 이 믿음에 보답해야 겠다는 생각만 해요. 그러다보니 부담을 느낄 겨를이 없어요. 그리고는 타자와 승부에 집중하죠."

서른이 훌쩍 넘어 어느덧 투수 중년에 접어든 임현준. 그는 매 시즌 커리어 하이를 경신해 가고 있다. 내일을 위해 오늘과 싸우는 그에게 내년은 또 다른 색깔의 희망이다. 또 다른 블루오션을 향한 그의 부단한 노력은 현재진행형이다.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KIA타이거즈-삼성라이온즈
삼성투수 임현준-강민호 배터리
2019년 8월 2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조남수/news@isportskorea.com)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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