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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뉴욕 양키스 마이너리그팀에서는 MLB 역사상 최초로 여성인 레이첼 발코벡을 타격 코치로 선임해 화제가 됐다. 프로야구 선수 출신이 아닌 것도 파격인데 게다가 여성이다. 양키스 같은 명문구단은 왜 이런 파격을 택했을까.
이번 칼럼에서는 야구를 잘하고, 잘 가르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야구는 절대적인 운동 감각과 유연성을 바탕으로 근육이 발현되는 파워가 매우 중요한 스포츠이다. 특히 갑작스러운 상황(타자에게 날아오는 투수의 볼, 투수에게 날아오는 타구, 주루 플레이 등)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서 빠른 반사신경 뿐만 아니라 인대나 힘줄의 탄력과 근육의 신속한 수축 능력이 요구된다. 따라서 전통적인 보디빌딩이나 다른 종목에서도 공통적으로 하는 트레이닝이 아닌 야구에서 요구되는 근력, 파워, 민첩성, 유연성 등에 최적화된 근력과 컨디셔닝이 필요하다.
일상생활에서는 특별히 구별하지 않고 사용했더라도, 운동을 가르치고 배우는 코치와 선수라면 '힘과 파워'의 차이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파워(Power)를 역학적인 공식으로 표현하자면 P=W/t [파워(일률)=수행한 일의 양/수행시간], 또는 P=Fv (파워=가한 힘X가한 힘의 속도)이다. 즉, 짧은 시간에 얼마나 많은 일을 수행했는지, 또는 힘을 얼마나 빠른 속도로 발휘하는지를 나타내는 물리량이다. 순발력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파워를 단순히 힘(Force)으로 잘못 해석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힘(Force)과 힘을 발휘하는 속도의 함수[F=ma (힘=질량X가속도)]인 힘만으로는 파워를 온전히 평가하거나 예측할 수 없다.
이렇듯 근파워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최대 근력이 작은 힘일지라도 이를 빠른 속도로 발휘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 이렇듯 근파워는 최대 근력과 다른 개념임에도 불구하고 근력과 컨디셔닝을 담당하는 많은 코치와 트레이너들은 여전히 근비대나 최대근력 향상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기본적인 근력발달도 중요하지만, 최근 많은 연구들은 최대 근력 위주의 저항운동이 근력 발현 스피드, 즉 근파워 향상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최근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속도 기반의 트레이닝'라는 전문용어를 사용하고 있고 선수들이 저항운동을 할 때 하나 하나 횟수의 속도를 모니터링 하면서 진행되는 훈련을 수행하고 있다.
KBO리그에도 미완성 선수의 재능과 잠재력을 일깨워주는 유능한 코치가 많다. 현장감각과 노하우 그리고 야구에 대한 열정과 지식이 많다고 확신한다. 이러한 KBO의 유능한 코치들이 양키스가 고용한 발코벡 코치 처럼 몸 과학, 즉 생체역학, 트레이닝과학 및 테크놀로지에 대해 배우고 익히며 적용한다면 우리 코치들도 MLB를 넘어 해외 여러 나라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세계적 코치로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면에서 KBO와 각 구단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코치들의 해외 연수 및 해외 코치들의 KBO리그 연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코치들의 역량강화에 힘을 써야 한다고 조언하고 싶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KBO는 리그의 질적 향상과 야구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생체역학과 스포츠의학, 선수트레이닝, 스포츠통계,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패널로 유입해 야구 특성에 관련된 지식을 배울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또 유소년 육성 시스템과 더 나아가 국가대표, 상비군 시스템을 구축해서 운영관리 할 수 있는 야구만을 위한 트레이닝 센터 건립도 고려해야 한다. 우리가 잘 하는 것을 잘 유지하고 우리가 약한 부분, 잘 못하는 부분을 개선하는 데 힘을 써야 한다.
필자에게 운동역학을 가르친 국민대 스포츠건강재활학과 이기광 교수께서 강의를 시작할 때 하신 말씀을 소개하며 마무리하고자 한다.
"배움에 있어서는 우선 자신이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KBO육성위원, 국민대학교 운동역학실 연구원, 차 의과학대학교 스포츠의학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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