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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포커스]논란의 가을야구 개편안, 변화는 치밀하고 포괄적이야 한다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9-12-30 07:22


지난 10월17일 SK-키움 간 플레이오프 3차전이 열린 고척구장의 빈 관중석.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포스트시즌 제도 변화가 도마에 올랐다.

각 구단 단장들은 KBO 실행위원회에서 여러가지 제도 변화를 모색했다. 그 중 포스트시즌 개편안이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1위와 2경기 차 이내의 2위팀에게 플레이오프 1선승 부여, 2위와 2경기 차 이내의 3위팀에게 준플레이오프 1선승 부여가 요지. 이 제도로 인해 포스트시즌이 짧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와일드카드부터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까지 3~4선승제로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어드밴티지 부여로 인해 '져주기 논란'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포스트시즌 경기수 증가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있다. 정규시즌 144경기도 많은데 경기 질이 하락될 거란 우려다.

모두 일리 있는 지적이다. 하지만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프로야구는 위기다. 단지 줄어든 관중수가 문제가 아니다. 인기하락의 추세 변화 구간에 진입했다. 변화하지 않으면 추락은 가속화될 뿐이다.

하지만 변화는 생각 만큼 쉽지 않다. 한쪽 효과는 반대쪽에 부작용을 가져오기 십상이다. 어설픈 제도 변화가 번번이 실패하는 이유다. 이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시작도 하기 전에 이런 분위기라면 변화는 힘들어 진다.

인간이 만든 제도에 완벽함은 없다. 문제를 지적하는 건 쉽다. 중요한 건 대안이다. 대안 없는 비판은 공허하다. 인간은 관성의 법칙에 지배당한다. 하던대로 익숙함에서 벗어나는 변화가 불편하다. 수많은 뱃사공이 가세한다. 결국 배는 산으로 간다.


지난 10월17일 고척구장에서 열린 SK-키움 간 플레이오프 3차전.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무턱대고 많은 부작용이 예상되는 제도를 뚝심 있게 밀고가란 이야기가 아니다. 변화는 조금 더 치밀하고, 포괄적이며, 즉각적이어야 한다. 부작용까지 최소화할 수 있는 패키지 개혁안을 마련해야 한다. '져주기는 어떻게 원천봉쇄할 것인가', '선수들의 체력부담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한 구체적 해결 방안이 없는 변경안은 비판의 먹잇감이 될 뿐이다. 예를 들어 포스트시즌 경기수를 늘리려면 당연히 엔트리나 외국인 선수 확대 같은 선수 수급 방안 등이 포괄적으로 논의돼야 한다는 이야기다. 완성된 형태로 발표되고 곧바로 실행해야 한다.

수도권의 모 구단 단장은 "포스트시즌만이 핵심은 아니었다. 실행위에서 정말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다. 전체적으로 프로야구의 위기에 대한 공감을 하고, 어떻게든 변해야 살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절박한 분위기를 전했다.


변화를 향한 논의가 부작용의 우려에 막히면 자칫 허무주의에 빠질 수 있다. 변화는 관념에 갇히고, 결국 '남 탓'만 남는다.

더 길고, 더 많고, 더 다이내믹한 가을야구는 분명 바람직한 방향이다. 문제는 '어떻게'다. 현장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에 대한 동시적 논의가 필요하다. 각 구단과 선수협 등 이해 관계자들 간 더 많은 만남과 끝장 토론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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