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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에서 본뜻과 다르게 잘못 통용되는 단어가 있는데, 바로 옵션(option)이다.
한데 구단들은 이 '옵션'을 엉뚱한 곳에 쓰고 있다. 선수가 일정한 성적을 달성하면 받는 보너스의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말 그대로 보너스지 옵션이 아니다. 보장 금액 이외에 잘해서 주는 것은 인센티브(incentives), 또는 퍼포먼스 보너스(performance bonuses)로 표현해야 맞다.
최근 발표된 롯데 자이언츠와 FA 안치홍의 계약 내용에는 옵션과 인센티브 개념이 모두 나온다. 롯데는 "안치홍과 계약기간 2년 최대 26억원(계약금 14억2000만 원, 연봉 총액 5억8000만원, 옵션 총액 6억원)에 FA계약을 체결했다"면서 "2022년에는 2년 최대 30억원의 구단과 선수 상호 계약 연장 조항이 있으며, 이 조항에 따라 연장이 실행될 경우 계약은 최대 4년 56억이 된다. 구단이 연장을 선택할 경우 선수는 계약 연장 또는 자유계약선수가 되는 선택을 할 수 있다. 또한 구단도 2년 후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권리를 가지게 되며 이 경우 선수에게 바이아웃 1억원을 지급하며 선수는 자유계약선수가 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16일 한화 이글스는 이성열과의 계약에 합의하며 "보장 금액은 2년간 최대 12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9억원, 옵션 2억원)이며, 구단은 2년 뒤 계약 연장 권한을 갖는데, 조건은 연봉 4억원, 옵션 2억원 등 최대 6억원이다. 계약이 연장되지 않을 경우 선수는 자유계약 신분이 된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옵션은 인센티브로 해야 하며, 구단이 갖는 계약 연장 권한은 옵션 즉, '구단 옵션'의 개념이다.
KBO리그에서 계약 연장 개념이 처음 적용된 FA는 박경완으로 알려져 있다. SK 와이번스는 2002년 12월 당시 FA 최대어 박경완과 3년 19억원에 계약하면서 4년째 옵션 조항을 넣었는데, 3년간 평균 성적이 일정 기준을 넘으면 연봉 4억원에 계약을 1년 연장되는 베스팅 옵션을 적용했었다.
이제 구단들도 40년 가까운 역사를 쌓은 만큼 옵션과 인센티브를 구분해 올바르게 사용하길 바란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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