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KS 현장 스케치]"남는 표 파세요" 입장 제한 무색하게 만드는 암표상들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0-11-24 09:00


2020 KBO 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3루 관중석의 두산 팬들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고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11.23/

2020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1루 관중석의 NC 팬들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고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11.17/

[고척=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남는 표 있으면 파세요. 살 수 있는 표도 있어요."

입장 제한이 무색하다. 표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야구팬들이 있는 반면, 여전히 야구장 주위에는 암표상들이 곳곳에 눈에 띈다.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5차전. 4차전까지 2승2패로 팽팽한 접전을 펼치고 있는 두 팀의 대결은 5차전까지 모든 경기 티켓이 매진됐다.

악재도 있었다. 한국시리즈 2차전까지는 전체 수용 인원의 50% 이내가 입장 가능했다. 고척돔의 경우 8200명이 해당됐다. 2차전까지는 8200장의 티켓이 모두 팔렸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지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1.5단계로 상향 조정되면서 KBO는 협의 끝에 한국시리즈 3차전부터 관중 입장 비율을 30% 이내로 내렸다. 티켓 판매분도 8200장에서 5100장으로 줄어들었다. 이미 예매가 끝났던 경기들은 자동으로 예매 취소 처리됐고, 다시 예매를 해야 하는 번거로운 과정이 이어졌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지난 주말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기는 커녕, 오히려 더 심각해졌다. 정부는 3차 유행기라고 판단해 사회적 거리 두기를 2단계로 더 올리기로 결정했다. KBO도 방침을 따르는 게 우선이었다. 24일 0시부터 2단계가 적용되면서, 23일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까지는 기존 예매대로 30% 이내 비율을 유지하지만 24일 예정됐던 6차전 그리고 25일 7차전 예매분은 다시 일괄 취소된 후 재예매가 실시됐다. 6~7차전은 10% 이내의 관중만 입장할 수 있다. 티켓 판매분은 5100장에서 1670장까지 줄어들었다. 하필 한국시리즈 우승팀이 결정되는 경기에서 2000명도 안되는 관중만 '직관'이 가능한 서글픈 현실이다. 우승을 하게 되는 팀도 현장의 분위기가 덜 할 수밖에 없고, '빅매치'인 한국시리즈 경기를 직접 보고 싶은 팬들은 극소수만 현장을 찾을 수 있는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당연히 티켓 예매는 더 어렵다. 연속 매진 행렬로 알 수 있듯, 한국시리즈를 향한 팬들의 관심은 매우 뜨겁다. 매년 반복되는 예매 전쟁은 코로나19로 인해 모두가 주의를 하는 상황에서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사실 지금은 방역 수칙을 워낙 엄격하게 지키는데다, 관중석에서 음식물 섭취나 육성 응원도 불가하다. 또 경기를 관람하는 내내 모든 입장객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여러모로 불편한 요소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시리즈를 향한 야구팬들의 열기는 예년과 다를 바 없다.

티켓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펼쳐지다보니 암표도 여전히 존재한다. 앞선 시리즈는 물론이고, 한국시리즈에서도 고척돔 주변에서 암표를 판매하려는 판매상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과거 입장 제한이 없었던 시기와 비교해 암표상의 절대적 숫자는 확연히 줄어들었지만 지금도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암표 구매를 권하는 암표상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들은 "남는 티켓을 팔아달라", "한국시리즈 티켓 있다"는 말을 조용하게 흘리면서 구매 고객이 찾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렵게 예매에 성공해 한국시리즈를 보러 온 한 야구팬이 경기장내 보안 요원들에게 "저기 암표상이 있다. 어디에 신고하면 되나"라고 묻는 장면도 보였다.

실제로 중고 티켓 거래 사이트에서도 현재 한국시리즈 6,7차전 티켓이 굉장히 고가로 등록되어 있다. 원래 금액의 몇 배 이상 훌쩍 넘는 금액이다. 적지 않은 금액이라 해당 티켓이 실제 거래 성사로 이어지는지 확인하기는 힘들지만, 올해 유독 티켓을 구하기 어려운 점을 노려 '마진 장사'를 하려는 장사꾼들이 함께 몰려들고 있다. KBO는 꾸준히 '암표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빚어진 특수 상황이 또다른 변수를 낳았다.


고척=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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