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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150년 메이저리그 역사상 몇 안 되는 진귀한 매치업이 성사됐다.
올시즌 두 선수 모두 부활에 성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작년 월드시리즈 우승 뒤 발가락과 무릎 수술을 받고 오랜 재활을 거쳐 지난 5월 컴백한 커쇼는 13경기에서 65⅔이닝을 투구해 5승2패, 평균자책점 3.29, 42탈삼진, WHIP 1.25를 마크 중이다. 전성기 기량은 아니지만 이제는 5~6이닝을 믿고 맡겨도 될 정도로 건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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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쇼도 지난 2일 탬파베이 레이스를 상대로 6이닝 5안타 무실점의 역투를 펼치며 승리를 안았다.
둘은 2006년 드래프트 1라운드서 나란히 지명을 받았다. 커쇼가 전체 7순위에 다저스, 슈어저가 전체 11순위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유니폼을 입었다.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것도 2008년으로 같다. 두 투수가 맞대결을 벌이는 건 이번이 5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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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어저는 2008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그해 9월 8일 다저스타디움에서 다저스 루키였던 커쇼와 처음 만났다.
흥미로운 건 당시 다저스 그렉 매덕스와 애리조나 랜디 존슨이 맞대결할 경기였다는 점이다. 그러나 존슨이 허리 통증 때문에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거르고 커쇼가 애리조나에 강했다는 사실(한달 전 애리조나 상대로 6이닝 4안타 무실점)이 작용하면서, 매덕스 대신 커쇼, 존슨 대신 슈어저가 선발로 나서게 됐다. 결과는 커쇼가 4이닝 6안타 4탈삼진 3실점, 슈어저가 5이닝 5안타 11탈삼진 3실점. 둘 다 승패는 없었으나, 슈어저가 좀더 인상적이고 날카로웠다.
이어 두 선수는 사이영상을 숱하게 수상하고 난 뒤 세 번 더 맞대결을 벌이는데, 2016년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커쇼가 승(5이닝 8안타 7탈삼진 3실점), 워싱턴 내셔널스 소속이던 슈어저가 패(6이닝 5안타 5탈삼진 4실점)를 각각 안았다.
2018년 4월 21일엔 슈어저가 6이닝 4안타 1실점으로 승, 커쇼가 7이닝 9안타 4실점으로 패를 각각 기록했다. 이어 2021년 4월 12일 맞대결에서는 커쇼가 6이닝 5안타 무실점 승, 슈어저가 6이닝 3안타 1실점 패를 각각 기록했다.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4번의 맞대결이었다.
슈어저는 2021년 7월 다저스로 잠시 옮겨 커쇼와 한솥밥을 먹다가 FA가 돼 3년 1억3000만달러에 뉴욕 메츠로 이적했다. 하지만 이후 잦은 부상으로 인해 제몫을 하지 못해 텍사스 레인저스를 거쳐 올해 토론토로 향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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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쇼와 슈어저는 벌랜더와 함께 명예의 전당(HOF) 입성을 예약했다. 나란히 3차례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커쇼는 통산 445경기(선발 442경기)에 나가 2808⅓이닝을 투구해 217승96패, 평균자책점 2.52, 슈어저는 통산 474경기(선발 465경기)에서 2919이닝을 던져 218승113패, 평균자책점 3.18을 각각 쌓았다.
슈어저는 여전히 위력적인 직구를 뿌린다. 올해 포심 스피드가 최고 95.8마일, 평균 93.6마일에 이른다. 직구 피안타율이 0.190이다. 커쇼는 직구 평균 구속은 89.0마일에 불과하지만, 낙차 큰 커브와 슬라이더를 주무기 삼아 맞혀 잡는 투구로 안정감을 띤다. 커브의 피안타율은 0.167이고 헛스윙 유도비율이 38.6%에 달한다.
살아있는 레전드 간 관록의 맞대결을 기대해 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