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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폭풍 전야의 모기업 상황이 과연 롯데 자이언츠의 미래에도 영향을 끼칠까.
롯데 자이언츠는 냉정히 바라볼 때 모기업 내에서 입지가 미약하다. 그룹 계열사 내에서 수익보다는 사회 공헌에 초점이 맞춰진 성격상 서열에선 말단에 위치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모기업 내 변화의 폭이 클수록 도미노 현상은 길어지고, 롯데 자이언츠 역시 그 여파에서 자유롭진 않다. 이동 폭이 컸다는 평가를 받았던 지난해 정기 인사에서 김 전 대표이사가 취임 1년 만에 물러난 전례가 있다.
취임 첫 해 이 대표이사는 코로나 변수 속에서도 구단을 무난하게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외부인'인 성민규 단장, 허문회 감독과 지속적으로 소통해왔다. 성 단장 체제에서 지난해부터 추진된 변화와 프로세스 정립, 허 감독이 정점에 선 현장의 안정적인 운영에도 기여했다. 성 단장과 허 감독 간의 불협화음설이 제기 됐던 시기에는 외부 소통을 자처하며 돌파구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도 드러냈다. 하지만 '시계 제로'의 상황 속에서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 성 단장-허 감독 체제로 한 시즌을 보내면서 가을야구행에는 실패했지만, 시즌 내내 5할 승률을 오가며 지난해 꼴찌 추락의 아픔을 지웠다. 좌충우돌하는 과정에서도 선수 육성과 운영 노하우도 쌓았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선 어렵게 자리를 잡으면서 얻은 소득과 과제를 분류하면서 새로운 추진 동력을 만들어가는 데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그러나 일련의 정황은 롯데 자이언츠가 또다시 제로베이스에서 모든 것을 시작하고,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모습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1975년 창단한 롯데 자이언츠는 1982년 막을 연 KBO리그보다 역사가 긴 '명가'로 통한다. 그러나 '강팀' 타이틀과는 거리가 먼 역사였다. 단 두 번 뿐인 우승(1984년, 1992년), 영광 재현의 외침이 28년간 반복되고 있다. 잦은 변화와 장기플랜의 부재가 도돌이표를 맴도는 이유로 지적됐다. 또다시 변화의 기로 앞에 놓인 거인군단은 과연 어떤 길을 걷게 될까.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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