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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한동안 '순수 신인왕'을 보기가 힘들었다. 고교 졸업 후 프로 입단 1년차, 혹은 대학 졸업 후 입단 1년차 신인을 뜻한다. 2006년 류현진(한화, 이하 수상 당시 소속팀 기준) 그리고 2007년 임태훈(두산)을 마지막으로, 약 10년 동안 KBO리그는 '중고 신인' 천하였다.
하지만 최근 3~4년 사이, 다시 트렌드가 바뀌었다. 2017년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가 시작이었다. 휘문고 졸업 직후 키움에 입단해 시범경기부터 주목 받았던 이정후는 그해 주전으로 도약했고, 각종 신인 타자 기록을 갈아치우며 신인상을 수상했다. 2007년 임태훈 이후 10년만에 탄생한 '순수 신인왕'이었다.
이정후 이후로도 쭉 1년 차 선수들의 수상이 계속됐다. 2018년 KT 위즈 강백호, 2019년 LG 트윈스 정우영에 이어 올해 투표에서는 KT 소형준이 압도적 지지를 얻어 신인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4년 연속 순수 신인들이 대세를 굳혔다.
공교롭게도 고교 야구생들의 수도권 과밀화와도 직결된다. 최근 중,고교 야구에서 좋은 선수들은 대부분 서울과 수도권의 야구명문고를 중심으로 쏠림 현상이 극심하다. 자연스럽게 재능있는 선수들이 많이 모이고, 이중에서 최상위권 지명을 받는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방 구단들이 '같은 1차지명이어도 수도권팀과 평균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고 불평하는 이유다.
최근 신인상 수상자는 구단들이 처음부터 높은 기대를 안고 지명한 선수를 전략적으로 첫 시즌부터 경험치를 쌓게 하면서, 자연스럽게 1군에서 자리잡게끔 만들어나간다. 이런 분위기가 신인왕 수상자를 결정하는데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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