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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삼성이란 이름이 한국 스포츠를 대표하던 시절이 있었다. 4대 프로스포츠 스폰서와 순위표 맨 윗자리를 삼성 엠블럼이 독식하던 때였다.
종목 불문, 어느덧 순위표 바닥에서부터 찾는 게 빠르다. 그에 걸맞은 존재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명가 재건'이란 공허한 수식어만 매년 반복될 뿐이다.
터닝 포인트가 있었다. 삼성 스포츠단의 업무가 제일기획으로 이관된 시점부터 동반 몰락이 시작됐다.
삼성 라이온즈는 롯데 자이언츠와 더불어 팀 이름이 바뀌지 않은 둘 뿐인 KBO리그 원년 팀이다. 최종 우승 8회(1985년 포함) 커리어가 그 명예를 뒷받침한다. 이만수 양준혁 이승엽 오승환 등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는 곧 한국 야구 최고의 선수였다. 심정수 박진만 이강철 김동수 박종호 등을 FA로, 조계현 김현욱 장원삼 등을 현금 트레이드로 영입하는 등 야구판의 대표적인 '큰손'이기도 했다.
하지만 2011~2014년 4년 연속 통합우승을 끝으로 내리막을 걸었다. 2015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은 시작에 불과했다. 배영수 권 혁 박석민 최형우 차우찬 등 왕조의 구성원들이 차례차례 타 팀으로 떠나는 사이, 삼성은 9-9-6-8-8(5년간 순위)의 비밀번호를 찍으며 5년 연속 가을야구에 오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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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 블루윙즈의 추락도 극적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 K리그 정규시즌 우승-준우승 각 4회를 달성했다. FC서울, 전북, 울산과 더불어 리그를 이끌어온 명가의 한 축이며, FC서울과의 슈퍼매치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인정한 라이벌전이다.
하지만 2014~2015년 2년 연속 정규시즌 준우승이 마지막 불꽃이었다. 최근 2년간 강등 위기까지 몰리는 굴욕 끝에 가까스로 파이널B(8위)에서 버텨내는데 그쳤다. 이운재 서정원 고종수 박건하 등 수원 간판 스타의 계보를 이어온 염기훈은 수원에서 뛴 11년간 단 한번도 정규리그 우승컵을 안지 못했다.
삼성 썬더스는 1978년 삼성전자 농구단 창단 이래 43년 역사를 지닌 한국 농구의 역사 그 자체다. 고 김현준을 시작으로 김 진 문경은 주희정 서장훈 이상민 등 농구 레전드들이 거쳐갔다. KBL 출범 이후에도 2번의 우승과 3번의 준우승을 차지하며 명문의 위엄을 지켰다. 하지만 2010년 이후로는 6강 플레이오프 진출(4회)도 버겁다. 그마저도 한차례 준우승을 제외하면 5-6위 턱걸이다. 리그 최하위도 3번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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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15년 왕조는 단숨에 몰락했다. 최근 5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했고, 봄배구도 2번에 불과하다. 올시즌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왕조의 막내' 고희진 감독은 적극적인 트레이드를 통해 선수단을 전면 개편, 리빌딩을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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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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