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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현장]"어린 선수들 잠재력 이제 터져야 한다", KIA 최형우의 '아빠' 마음과 응어리 풀 '목표'

기사입력 2021-02-04 06:33


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스프랭킴프 3일차 훈련에서 T배팅 중인 최형우.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광주=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맷 윌리엄스 KIA 타이거즈 감독(56)은 2020년 '타격왕' 최형우(38)만 생각하면 환한 미소를 띄운다.

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 3일차 훈련 중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윌리엄스 감독은 "최형우는 좋은 선수, 좋은 타자, 좋은 파워를 가졌다. 특히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잘 이해하고 있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다만 걱정스러운 부분도 있단다. 최형우의 허리 상태다.

윌리엄스 감독은 "지난 시즌 중 한 번씩 얘기한 적도 있지만, 최형우가 주말 3연전을 마치고 광주로 이동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허리에 불편함을 호소한다. 그래서 버스 안에 최형우를 위한 특별좌석을 마련해줄 필요성도 느꼈다. 그러나 휴식일이 지나고 화요일마다 홈런을 때리는 것을 보고 그냥 놓아두는 것도 방법이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지금은 여기저기가 아프다고 한다. 아마 내야훈련을 소화가고 있기 때문에 아플 수 있다"며 다시 환하게 웃었다.

윌리엄스 감독의 특별좌석 발언에 최형우는 쑥스러워하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농담섞인 바람을 드러냈다. "내 몸을 생각해주신다면 일주일에 한 번씩 쉬게 해주시면 안되겠냐고 여쭤봐달라"며 농을 던졌다. 이어 "기본적으로 허리가 좋지 않아 잘 관리해야 한다. 다만 장거리 원정에 대한 부담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나는 캠프에서 수비 포지션이 없다. 단지 캠프 내야수조에 포함돼 내야훈련을 하고 있을 것 뿐이다. 하체 움직임에 적응 중"이라고 설명했다.


프로야구 KIA타이거즈 선수들이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 차린 스프링캠프에서 2일차 훈련에 돌입했다. KIA 최형우와 타자들이 실내연습장에서 배팅훈련을 하고 있다. 광주=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1.02.02/
최형우는 2021년 KIA의 최고참이 됐다.

1981년생 김주찬이 현역 마침표를 찍고 지도자로 두산 베어스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면서 1983년생인 최형우가 최고참이 됐다. 이제 자신과 팀의 미래까지 함께 생각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 그 중에서도 젊은 선수들의 잠재력 폭발이 있어야 KIA가 상위권 팀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최형우는 "최고참으로 분위기를 잡아주고 싶다. 어린 선수들이 많아 질 때 처진 분위기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젠 젊은 선수들을 바라볼 때 '아빠' 같은 마음이다. 지난 2년간 경험을 했기 때문에 성장해줬으면 좋겠다. 한 번 터지지 않으면 몇 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특히 매년 나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나보다 시간이 많으 남은 어린 선수들이 잠재력을 터뜨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형우는 팀 내에서 더 이상 어려운 선배가 아니다.


그는 "2017년에는 어린 선수들이 쉽게 다가오지 않았는데 이듬해부터 다가와 대화를 많이 시도한다"고 털어놓았다. 최형우는 지난 1일 KIA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기 전 한 달 정도 고향인 전주에서 전주고 동기 신용훈씨가 운영하는 실내연습장에서 개인훈련을 진행했는데 이 때 '최형우 캠프'에서 함께 운동했던 후배(최원준 김규성 이우성)들까지 잘 챙겼다는 후문.

2021년부터 최형우는 달성하고 싶은 목표가 생겼다.

지난 4년간 딱히 달성해야겠다는 목표가 없었던 것이 현실이었다.

그는 "2011년과 2016년 정규시즌 MVP 후보까지 올랐지만 수상하지 못한 이후 마음 먹은 것이 있다. '나는 최고가 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후 KIA에 온 뒤 딱히 정해놓은 목표없이 순간마다 최선을 다했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이젠 목표가 생겼다. 통산 최다타점 신기록이다. 타점은 항상 1순위에 두고 있었던 지표였다"고 전했다.

KBO리그 통산 최다타점은 이승엽(은퇴)이 보유한 1498점이다. 1335점을 기록 중인 최형우는 남은 계약기간 3년간 매년 54~55타점씩 기록하면 이승엽을 넘을 수 있다. 그러나 최형우는 100타점 이상 기록한 시즌이 8시즌이나 된다. 2016년에는 144타점으로 1위에 오르기도. 지난해에도 115타점을 기록한 만큼 두 시즌 안에 KBO리그 최고의 타점왕이 될 가능성이 높다.

최형우는 두 차례 MVP 수상 실패의 응어리를 통산 최다타점 등극으로 풀 수 있을까.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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