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KBO리그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11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렸다. 2루수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NC 박민우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제공=KBO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2021시즌 골든글러브 최고의 격전지를 꼽자면 2루가 아닐까.
이름만 대면 모두 골든글러브 후보들이다. 쟁쟁한 2루수들이 올해 제대로 맞붙는다.
NC 다이노스 박민우가 3년 연속 수상에 도전한다. 1990년대 이후 2루수에서 3년 연속 수상자가 나온적은 없었다. 정구선(삼미·1983∼1985)과 김성래(삼성·1986∼1988)만 3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박민우가 올시즌까지 황금장갑을 받는다면 기념비적인 일이 된다.
롯데 자이언츠 2021시즌 스프링캠프가 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진행됐다. 롯데 안치홍이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02.03/
박민우의 3연 연속 수상 도전을 막으려 하는 이들의 면면이 화려하다. 롯데 자이언츠 안치홍, 키움 히어로즈 서건창, 삼성 라이온즈 김상수, SK 와이번스 최주환, 두산 베어스 오재원 등이 나선다.
안치홍과 서건창은 골든글러브 수상 경력이 있다. 그것도 세번씩이나 받았다. 안치홍은 2011년과 2017, 2018년 등 총 3차례 수상했다. 지난해 FA로 롯데로 온 뒤 부진에 빠졌지만 올시즌 각오는 남다르다. 2+2년에 2년 활약 후 양측이 모두 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조항을 넣었다. 올시즌 뒤 나머지 2년을 뛸 지 아니면 자유계약으로 풀릴지가 결정이 된다. 좋은 활약을 펼치면 안치홍이 자유계약으로 나와 더 좋은 조건으로 영입할 다른 팀을 찾을 수 있고 롯데에 잔류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만약 성적이 좋지 않다면 롯데가 그를 자유계약으로 풀게 되고 안치홍은 다른 팀을 찾아야 한다. 그 어느때보다 각오가 남다를 듯.
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키움 히어로즈 선수들이 스프링캠프 훈련을 했다. 2루 수비훈련을 하고 있는 서건창. 고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02.08/
서건창도 올시즌이 기회다. 2012, 2014, 2016년 등 총 3개의 골든글러브를 소장 중이지만 최근엔 2루수로 많이 나오지 못했다. 신예 김혜성 때문에 2루보다 지명타자로 나오는 일이 더 잦았다. FA를 앞둔 올시즌엔 2루수로 많이 나올 수 있을 듯하다. 유격수였던 김하성이 메이저리그로 떠나면서 김혜성이 유격수로 나설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타격 능력이 뛰어난데 2루 수비도 여전하다면 당연히 FA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 골든글러브를 수상한다면 기대감은 더 높아진다.
SK 와이번스 선수단이 2일 제주 서귀포 강창학야구장에 차린 스프링캠프에서 2일차 훈련에 돌입했다. 최주환이 타격연습을 하고 있다. 서귀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2.02/
SK 최주환도 이제 골든글러브를 노려볼 위치에 섰다. 두산시절 오재원과 2루수를 놓고 경쟁을 해야했던 최주환은 SK로 이적하면서 붙박이 2루수로 자리를 잡는다. 지난시즌 타율 3할6리, 16홈런, 88타점을 기록한 최주환은 골든글러브 투표에서 32표를 받아 2위에 머물렀다. 팀을 SK로 옮겨 작은 SK행복드림구장을 홈으로 쓰게 돼 장타가 더 많이 나올 수 있는 조건이 됐다. 교타자인 박민우와 홈런으로 대적할 수 있다. 유격수에서 2루수로 전향한 김상수는 안정된 수비력이 장점이다. 호타준족의 선수로 박민우와 대결할 만하다. 지난해 타율 3할4리로 데뷔 첫 3할 타율을 기록했다.
박민우가 골든글러브 3회 연속 수상의 대업을 이룰까. 아니면 쟁쟁한 경쟁자들에 밀릴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