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오랜만에 타격을 하니 재미있다. 투수의 타격이란, 내겐 야구의 일부다."
다만 22일(한국시각) 워싱턴 내셔널스 전은 특별했다. '사이영상 3회 수상'에 빛나는 맥스 슈어저와의 맞대결이었던 데다, 올봄 들어 첫 타석을 소화했기 때문이다. 이날 디그롬은 투수로서는 4⅔이닝 3안타 무실점 5삼진, 투구수 57개로 쾌투했다. 반면 타석에서는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하지만 2010년 프로 무대에 입성한 이래 줄곧 NL의 뉴욕 메츠에서만 뛰어온 디그롬은 오랜만의 타격이 반가웠던 모양. 지난 2020시즌 NL은 코로타19의 여파 속 선수노조와 사무국의 특별 합의에 따라 지명타자 제도를 사용했다. 하지만 올해는 합의가 불발, 종전대로 투수들이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
하지만 디그롬은 오랜만의 타격에 상쾌한 기쁨을 표했다. 디그롬은 경기 후 "투수의 타격은 야구의 일부다. 평생 NL에서만 뛰어서 그런지, 지난해에는 하지 못해 아쉬웠다. 올해 다시 돌아온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며 웃었다.
'타자' 디그롬의 통산 성적은 타율 1할8푼9리(250타수 66안타) 3홈런 2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463이다. 타격 잘 하는 투수로 유명한 매디슨 범가너(통산 19홈런, OPS 0.532)나 잭 그레인키(통산 9홈런, OPS 0.600)에는 미치지 못해도, 이 정도면 준수한 성적이다. 대학 시절 유격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선수인 만큼 아직 '한 가락'이 남아있는 모양. 특히 2019년에는 타율 2할, 2홈런 6타점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 디그롬은 지난 2018~2019년에 이어 생애 3번째 사이영상에 도전한다. 사이영상 3회 투수는 역대 단 10명 뿐이며, 그중 현역은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와 슈어저 뿐이다.
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2021 신축년(辛丑年) 신년 운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