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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리포트]무르익은 2년차 박정현 '펄펄', 한화의 '행복한 고민' 시작됐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1-03-31 06:35


25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시범경기가 열렸다. 타격하고 있는 한화 박정현.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03.25/

[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년차 내야수 박정현(20)의 활약상이 심상치 않다.

박정현은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범경기 최종전에서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 활약을 펼치면서 팀의 5대2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날의 압권은 두 번째 타석인 3회말이었다. 팀이 3-1로 앞선 가운데 무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박정현은 키움 새 외국인 투수 조쉬 스미스가 던진 137㎞ 슬라이더가 가운데 높은 코스로 형성되자 미련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높게 뜬 타구는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로 연결됐다. 지난 21일 LG 트윈스와의 시범경기 첫 날 터뜨린 끝내기 홈런에 이은 두 번째 아치다.

스프링캠프 초반만 해도 박정현은 '미완의 대기' 정도로 분류됐다. 2차 8라운드로 지명된 한화에서 육성 선수로 출발한 그는 30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7푼9리(61타수 17안타) 1홈런 9타점, 출루율 0.313, 장타율 0.377를 기록했다. 데뷔 첫 시즌 가능성을 어느 정도 증명하기는 했으나 투-타 모두 보완해야 발 부분이 많은 선수로 꼽혔다. 그러나 수베로 감독 체제에서 약점으로 지적됐던 선구안이 크게 향상됐고, 장타력까지 수직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3루 수비에서도 풋워크나 송구 동작도 서서히 정립되는 모습을 선보였다. 30일 키움전에선 4회초 무사 1, 2루 상황에서 데이비드 프레이타스가 좌선상으로 친 타구를 껑충 뛰어올라 다이빙 캐치로 연결하면서 양팀 벤치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자신감이 쌓이고 활약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박정현은 "1군에서 많이 배우자는 생각으로 출발했는데 감독님, 코치님 덕에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며 "내 스윙을 가져가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리시즌 활약을 놓고보면 박정현은 개막엔트리 진입이 유력히 점쳐진다. 관건은 활용법. 유격수, 3루수 자리를 커버할 수 있는 박정현의 능력을 고려하면 기존 주전인 하주석이나 노시환과의 플래툰을 충분히 염두에 둘 수 있다. 하지만 백업 자리에 머물기엔 프리시즌 기간 박정현이 보여준 재능이 눈부셨다. 때문에 기동성이 좋은 박정현이 3루 수비를 맡고 노시환을 지명 타자로 쓰는 방법도 고려해 볼 만하다. 다만 지명 타자 자리는 수베로 감독이 체력소모가 큰 포수 최재훈의 활용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는 점에서 자리를 고정하기가 쉽지 않다.

타선은 올 시즌 한화의 최대 약점으로 지적됐던 부분. 수적으로 여유가 있는 투수진에 비해 야수진은 뎁스를 거론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기량, 경험 면에서 부족하다는 평가였다. 그러나 프리시즌을 거치면서 출루율 상승, 주루 플레이를 통해 견고함이 더해지고 있다. 올 시즌 최대 목표로 삼았던 어린 선수들의 성장에서도 박정현이 결과를 만들어내면서 좋은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개막엔트리 확정을 눈앞에 둔 한화 이글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고민이 깊어질 것 같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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