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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6점차로 앞선 팀이 8회에 도루를 했다. 지고 있는 팀이 도루를 잡아내 아웃시켰는데 곧바로 타자의 몸을 맞혔다.
LG 트윈스가 9-3, 6점차 앞선 8회초 1사후 8번 이상호가 롯데 강윤구를 상대로 좌중간 2루타를 친 뒤 9번 유강남 타석 때 3루 도루를 시도했다. 신인 포수 손성빈이 곧바로 총알 송구를 해 이상호를 아웃시켰다.
강윤구가 왼손 투수이고, 신인 포수가 앉아 있기에 이상호의 도루 시도는 이해할만했다. 하지만 8회였고, 6점차로 앞서 있는 상황이라 3루 도루 시도가 불문율을 어긴게 아니냐는 논란이 나올만 한 상황이었다.
공교롭게도 이상호가 아웃된 뒤 강윤구의 다음 투구가 유강남의 몸으로 향했다. 유강남이 몸을 돌렸지만 왼쪽 어깨 아래쪽에 맞았다. 강윤구는 곧바로 아쉬운 표정을 지었고, 유강남을 향해 사과의 제스처를 취했다.
하지만 양팀 모두 아무런 움직임 없이 그대로 경기는 진행이 됐고, LG가 9대4로 승리를 가져갔다.
점수차가 어느 정도 벌어졌을 때 리드한 팀이 도루나 희생번트 등 점수를 더 뽑기 위한 작전을 하지 않는 것이 야구의 불문율로 돼 있다. 이런 불문율을 어겼을 때 상대팀은 몸에 맞는 공으로 보복을 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하지만 그 점수차에 대한 시각은 팀마다 그 경기의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이날 경기의 경우 롯데가 8회초 수비 때 전준우 마차도 안중열 등을 교체하면서 다음 경기를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기에 이상호의 도루 시도는 불문율을 어긴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롯데가 바로 사흘 전 두산과의 경기서 4-9로 뒤지다가 9회말에 5점을 뽑아 9대9 무승부를 만든 적이 있기 때문에 6점차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를 롯데가 어떻게 봤느냐가 중요한데 곧바로 몸에 맞는 공이 나왔기 때문에 보복에 대한 의심은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당시 2아웃에 볼카운트가 2S로 강윤구가 유리한 상황이었기에 굳이 맞힐 필요는 없었다고 볼 수도 있다. 유강남을 맞힌 뒤 강윤구의 표정은 화가 난 것이 아니라 제구가 되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의 표정으로 보였던 것도 보복은 아니었다고 할 수 있다.
지난 8월 20일 LG-NC 다이노스전에선 5-1로 4점 앞선 NC가 8회말 무사 1,2루서 희생번트를 댔었다. 이때 3점을 추가해 NC가 8-1로 앞섰고, LG가 9회초 2점을 뽑아 8대3으로 경기가 끝났다. 당시엔 4점차였고, 지고 있었던 LG 류지현 감독은 "KBO리그에서 4점차는 안심할 수 없다. 만루홈런 한방이면 동점이 되지 않나"라며 NC의 희생번트를 이해했다.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명언이 있듯 어떤 상황이든 발생할 수 있다. LG는 불문율을 어긴 걸까. 롯데는 보복을 한 것일까. 아니면 이 상황은 그저 우연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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