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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선수가 되려면 얼마를 투자해야할까? 2억원~3억5000만원+알파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21-09-05 17:23 | 최종수정 2021-09-10 07:37


2021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바늘구멍 뚫기인 프로 지명. 유소년 선수들은 수년간 인고의 시간을 보낸다.

수도권 고교 야구부에서 투수로 뛰고있는 A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글러브와 배트를 손에 쥐었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야구를 보러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야구 선수를 동경했다. 13년전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 야구대표팀은 금메달을 땄다. 야구붐과 함께 동네 주변에 리틀야구 클럽이 하나 둘 생겼다. 보는 야구에서 즐기는 야구로의 전환.

같이 야구하던 또래 친구들과 함께 야구부가 있는 중학교로 진학했다. 포지션을 투수로 굳히면서 고교에 가선 프로선수를 꿈꾸며 대회에도 나섰다. 9월 중순 프로야구 신인 2차 드래프트에서 프로팀 지명을 받는 것이 목표다. 여의치 않으면 대학으로 진학할 참이다.

아마추어 선수가 프로가 되기 위해선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기초를 닦는 유소년 시기, 이후 프로 테스트나 신인 드래프트 지명 자격을 갖춰 프로선수가 되거나 프로팀에 입단한다. 엘리트 스포츠에서 프로는 누구나 될 수 있지만, 아무나 될 순 없다. 필수적인 네 가지가 동반돼야 한다. 재능, 노력, 시간, 그리고 돈.

일반 학생들이 학교와 학원에서 공부하듯 학생 선수도 해당 종목의 스페셜한 기술들을 익히는데 비용이 발생한다. 세상사, 공짜는 없다.

유소년 선수가 프로 선수가 되려면 얼마의 비용이 필요할까. 정확하게 말하면 내 자녀를 프로 선수로 만들기 위해서 부모는 얼마의 금전적인 비용을 지불해야 할까.

대표적인 팀 스포츠인 프로야구와 프로축구의 프로선수 성장 비용은? 개인별, 지역별로 천차만별이지만 억대는 기본이다.

중고교 야구부 회비의 경우 학교,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평균 100만원선이다. 생활비(숙소비용 등)가 좀더 추가되는 경우도 있다. 중학교, 고등학교는 큰 차이가 없다. 레슨비는 60만원에서 최대 160만원 이상, 평균 100만원 내외가 들어간다. 해외로 동계전지훈련을 가는 경우 지역에 따라 200만원에서 많게는 400만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국내전지훈련이 대부분이어서 비용은 다소 줄었다. 연간 비용은 3000만원 내외, 초등학교 4학년부터 본격적으로 야구를 시작했으니 A의 부모님은 지난 9년간 총 2억7000만원 이상을 아들의 꿈에 투자한 셈이다. 수능준비를 하는 친구들과 직접 비교하면 오히려 적게 든다는 의견도 꽤 있다.

투자 비용과 비례해서 프로가 되는 성공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 등록된 아마추어 선수 가운데 고3 인원은 약 900여명, 대학교 졸업반 인원은 200여명이다. 이들 1100여명 중 프로야구 신인 1차 지명(1개팀 1명씩)과 신인 2차 드래프트(10개팀 최대 10명씩)를 합치면 연간 최대 110명이 프로 유니폼을 입는다. 고3이 되기전 야구를 그만두는 이도 많다. 바늘구멍을 통과해야 한다. 프로입단 후에 주전이 되려면 또 험난한 여정을 이어가야 한다.

축구의 경우 들어가는 비용은 야구와 큰 차이가 없다. 최근에는 유소년과 프로팀의 연계가 잘 돼 있어 비용이 적게 드는 경우도 꽤 늘었지만 부모 입장에선 큰 투자다. 한 학부모는 "그래도 공부하는 일반 학생들과 비교하면 사교육비가 적게 들어가는 편"이라고 말했다. 총 비용은 연간 2000만원에서 3000만원 이상. 초등 4학년부터 고교 3년까지면 총 9년. 2억원이 훨씬 넘는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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