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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 현장]현장 직원들은 '에이징 커브'가 아니라 한다, '거포본능' 깨우는 박병호 가장 먼저 출근하는 이유는?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21-09-09 22:36 | 최종수정 2021-09-10 07:39


9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KBO리그 키움과 KIA의 경기가 열렸다. 8회 키움 박병호가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솔로홈런을 날렸다. 그라운드를 돌고 있는 박병호. 고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09.09/

[고척=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2012년부터 30개 이상 홈런을 때렸고, 2013년부터 매년 타율 3할을 넘겼다. 특히 2012년 생애 첫 홈런왕을 시작으로 4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다. 2014년과 2015년에는 3할 타율에다 5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하기도.

미국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2018년에도 기량은 정상급이었다. 타율 3할4푼5리 43홈런을 기록했다. 2019년에는 타율이 2할 후반대 머물렀지만, 33홈런으로 생애 다섯 번째 홈런왕에 등극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타율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키움 지휘봉을 잡은 장정석, 손 혁, 홍원기 감독은 "박병호 걱정은 가장 쓸데없는 걱정"이라고 얘기했지만,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다. 올 시즌에는 지난 8일 기준 규정타석을 소화한 51명의 타자 중 타율 꼴찌(0.209)였다.

일각에선 기록이 떨어지다보니 '에이징 커브'를 의심했다. 1986년생인 박병호는 올해 서른 여섯이다. 그러나 1982년생 추신수 김강민(이상 SSG 랜더스) 이대호(롯데 자이언츠)와 1983년생 최형우(KIA 타이거즈)가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기 때문에 박병호는 걱정할 나이가 아니었다.

현장에선 박병호가 '에이징 커브'가 아니라고 설명한다. 키움 전력분석 파트를 비롯한 현장 관계자들은 "에이징 커브는 말 그대로 나이가 많아져 물리적인 수치가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박병호는 배트 스피드 등 기술적인 면에서 수치가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며 "예전만큼 기록이 따라주지 않는 건 콘택트가 다소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9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KBO리그 키움과 KIA의 경기가 열렸다. 8회 키움 박병호가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솔로홈런을 날렸다. 더그아웃에서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박병호. 고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09.09/
체력 수준은 띠동갑을 넘는 젊은 선수들 못지 않다. 마음 씀씀이가 역시 베테랑이다. 가장 먼저 출근해 마사지와 체력, 기술훈련을 진행한다. 보통 낮 12시가 넘어야 1~2명씩 야구장에 출근하는데 박병호는 꾸준하게 오전 11시에 나와 개인 훈련 프로그램을 시작한다고. 현장 직원들은 박병호의 성실함에 혀를 내두를 정도. 박병호가 가장 먼저 출근하는 건 후배들의 훈련에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는 것이 키움 관계자의 전언이다.

박병호의 거포 본능이 서서히 가동되고 있는 모습이다. 14경기 만인 지난 4일 SSG전에서 시즌 13호 홈런을 쏘아올렸던 박병호는 홈런 한 개를 추가하는데 5일로 시간을 단축시켰다. 9일 고척 KIA전에서 귀중한 동점 솔로포를 가동했다. 2-3으로 뒤진 8회 말 선두타자로 나서 13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펼치던 '언터처블' 장현식의 2구 149km짜리 직구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이 홈런을 시작으로 키움은 3연속 안타를 집중시켜 3점을 얻어내 5대3으로 역전승했다.

경기가 끝난 뒤 박병호는 "점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출루를 하겠다는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갔는데 좋은 타이밍에 좋은 스윙이 나오면서 홈런으로 연결됐다"며 "바깥쪽 코스로 온 공을 결대로 쳤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연장이 없기 때문에 동점을 만들어 놓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동점 이후에도 타자들이 점수를 내줘 승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고척=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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