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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이 대어 사냥 기회를 아쉽게 놓쳤다.
다승 1위 키움 에릭 요키시를 단숨에 무너뜨릴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초반 주루 미스로 결정적인 찬스를 날렸다.
하지만 삼성은 1회부터 요키시를 강하게 몰아세웠다.
1회초 톱타자 박해민의 안타에 이은 치고 달리기로 만든 1사 2루에서 구자욱의 중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아냈다.
시즌 첫 등판한 2년 차 좌완 허윤동을 앞세운 삼성은 1회말 1사 2,3루 위기를 중심타자 박병호 송성문 연속 탈삼진으로 넘겼다. 기세가 한껏 오른 상황.
2회초 또 한번의 찬스를 잡았다.
1사 후 김동엽이 깨끗한 중전안타로 출루했다.
오선진의 투수 앞 병살타성 타구를 요키시가 악송구를 범해 1사 1,3루. 삼성으로선 요키시를 무너뜨릴 절호의 찬스였다. 김헌곤이 친 변화구가 3루수 쪽으로 튀었다. 배트에 공이 맞는 순간 충분한 스킵을 하던 3루 주자 김동엽이 지체 없이 홈을 향해 시동을 걸었다.
3루수 송성문이 홈으로 빠르게 송구를 했다. 딱 소리와 함께 스타트를 끊었지만 김동엽은 홈에서 슬라이딩 없이 들어오다 간발의 차로 태그아웃 되고 말았다. 덕아웃에 들어온 뒤에도 김동엽은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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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은 고척 스카이돔의 구조적 특성과 관계가 있었다.
타 구장에 비해 고척스카이돔의 타석과 대기타석의 거리가 먼 편이다. 우타자 등 뒤에 있는 원정팀인 3루쪽 대기 타석에 선 타자가 빠르게 홈으로 다가와 콜 플레이를 하기 힘든 거리다. 게다가 비스듬한 사선이 아닌 타자 등 뒤 일직선상에 위치하고 있다.
김헌곤 타석 때 캡틴 박해민이 대기 타석에 서 있었지만 물리적으로 홈으로 다가와 슬라이딩 콜을 해줄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다. 만약 그나마 3루가 아닌 홈 팀인 1루측 대기 타석에 서 있었다면 박해민은 김동엽과 마주본 채 뛰어오면서 콜을 해줄 수 있었다.
워낙 빠르게 스타트를 끊은 3루주자 김동엽으로선 다소 느린 땅볼에 내야수가 홈으로 던지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태그 플레이가 필요한 홈 승부였기 때문이다. 슬라이딩 없이 빠르게 홈을 찍고 지나가는 플레이를 한 이유다.
하지만 3루수의 선택은 김동엽의 예상과 달랐다. 콜 플레이 도움을 받지 못한 김동엽은 등 뒤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미처 파악하지 못한 채 노 슬라이딩으로 들어오다 아웃을 당했다.
만약 김동엽이 홈에서 세이프가 됐다면 야수선택 속에 2-0이 되면서 1사 1,2루 찬스를 이어갈 수 있었던 상황. 예민한 요키시를 크게 압박해 무너뜨릴 수 있었던 절호의 찬스였다.
상대 실책으로 잡은 찬스를 무산시킨 삼성은 2회말 대거 4실점 하면서 승기를 내주고 말았다. 결국 점수 차가 벌어지면서 결과는 2대8 대패 였다. 고척스카이돔의 구조적 특성이 만든 아쉬운 장면이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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