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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양현종은 내년이 되면 한국나이로 서른 다섯이다.
더욱이 미국에서의 실패도 할 말이 없다. 좋은 경험을 했고, 메이저리그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며 자신의 꿈도 실현했지만 정작 결과는 초라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12경기에 등판해 35⅓이닝을 소화했지만 1승도 챙기지 못하고 3패, 평균자책점 5.60을 기록했다. 시즌이 끝난 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은 텍사스 소속으로 뛰었던 30명의 투수 중 양현종을 최하위인 F등급으로 분류하기도.
여러가지 상황이 양현종이 협상하기에 불리한 조건이었다. 특히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이 아니면 가지 않겠다"는 약속을 깨고 '스플릿 계약(마이너리그 계약)'으로 팀을 떠나면서 KIA가 FA 야수를 잡을 수 있는 타이밍을 빼앗겨 전력강화를 이루지 못했다.
다만 구단도 양현종이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점을 잊지 않았다. 무엇보다 향후 2~3년은 잘해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가지고 협상했을 터. 보장금액(계약금+연봉)보다 인센티브를 더 높게 책정하는 계약 형식으로 나름 안전장치를 만들어놓다고 하지만, 전성기가 지난 선수에게 세 자릿수 총액은 양현종에게 관대하다고밖에 볼 수 없다.
이렇게 되면 기존 선수들과의 연봉 협상에도 문제가 생긴다. 구단은 시즌 고과 산정을 통해 선수들과 연봉협상을 하게 되는데 개인성적에 비례한 연봉 상승률이 책정되지 않으면 협상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저연봉 선수들이 가질 상대적 박탈감도 무시할 수 없다.
일각에선 양현종이 나성범과 한 살차밖에 나지 않기 때문에 충분히 세 자릿수 총액을 받을만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구단은 자선단체가 아니다. 승리확률이 높은 곳에 더 베팅해야 한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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