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같은 시간에 모이지는 못했다. 그러나 '88둥이'는 여전히 같은 자리에 서서 친구를 바라봤다.
우승을 이끌었던 이들은 한국 야구에 한 획을 긋는 주축 선수가 됐다. 김광현 양현종 이용찬 김선빈 이천웅 등 각 팀을 대표하는 스타로 성장했다. 주장을 맡았던 김 강은 최연소 1군 타격코치로 일찌감치 지도자의 길을 걸었고, 올해 KT 위즈의 창단 첫 통합 우승 중심에 섰다.
다만, 이두환은 재능을 펼치지 못했다. '차세대 거포'로 주목으로 받으면서 2007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했지만, 2012년 대퇴골두육종이라는 병이 찾아왔다. 힘겹게 병마와 싸웠던 그는 끝내 그해 12월 21일 세상을 떠났다.
이두환이 떠난 지 9년째. 메이저리그에서 꿈을 펼친 선수도 있고, 야구를 접은 친구도 생겼다. 서로가 있는 위치는 달랐지만, 12월 21일 이들은 어김없이 모였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사정이 좋지 않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다같이 식사조차 하지 못했다.
이들의 마음은 변함없었다. 각각 시간을 달리해서 친구를 찾아갔다.
김 강 코치는 "올해에는 코로나19로 모두가 한 자리에 모이지 못했다. 이제 야구를 그만두고 다른 일을 시작한 친구도 있던 만큼, 새벽 시간이든 각자가 좋은 시간에 와서 (이)두환이를 만나러 다녀왔다. 메신저를 통해서 사진을 보내기도 하면서 서로 또 한 번 시간을 보냈다"고 이야기했다.
2022년은 이두환이 세상을 떠난 지 10년째다. '88둥이'는 코로나19가 잦아들어 다시 한 번 친구들이 한 자리에 모일 날을 기다렸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2022 임인년 신년운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