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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합리적인 가격의 FA. 좋은 말이지만, 대세가 오버페이인 올겨울 FA 시장에서 '합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 지금 롯데 자이언츠의 상황이 그렇다.
따라서 외국인 선수 3인과의 계약을 마무리지은 롯데의 스토브리그에 남은 일은 내부 FA인 정 훈 뿐이다. 롯데는 정 훈과의 구체적인 협상을 미룬 채 손아섭에게 집중해왔지만, 잡지 못했다.
손아섭에게 98억원을 투자하며 한때 팀 연봉 1위까지 갔던 롯데가 합리성을 찾기 시작한 것은 2019년 성민규 단장 부임 이후다. 롯데는 선발 요원인 노경은(현 SSG 랜더스)을 1년간 FA 미아로 둘 만큼 자신들의 '선'을 철저히 지켰다. 2019년 전준우(4년 34억원)는 역대급 혜자 FA로 분류되며, 2020년 이대호(2년 26억원)도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선수의 이름값이나 존재감을 감안하면 크게 무리하지 않은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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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때와 다른 점은 당시 FA들은 보호선수 규정 때문에 이적이 쉽지 않았지만, 정 훈은 내년 35세가 되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FA 등급제가 이뤄지면서 큰 출혈 없이 손쉽게 영입할 수 있는 선수라는 차이가 있다. 정 훈은 올해 생애 첫 FA 권한을 행사했지만, 연봉 1억원의 C등급 FA다. 보호선수 없이 보상금 1억 5000만원이면 영입할 수 있다.
그런 정 훈의 올해 성적은 타율 2할9푼2리에 14홈런(팀내 3위) 7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19로 준수하다. 테이블 세터와 중심 타선, 하위 타선에서 각자 역할에 걸맞는 타격이 가능하고, 베테랑답게 번트에도 능하다. 수비 역시 준수한 수비력의 1루수는 물론 경우에 따라 외야 한 자리 메우는 능력도 있다. 사령탑들이 좋아하는 공수에서 활용폭이 넓은 선수다. 손아섭이 빠진 지금, 팀내 베테랑 리더십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FA 시장이 끝나가는 지금이 바로 '정 훈의 시간'이다. 몸값 협상이 관건일 뿐, 정 훈은 충분히 탐나는 선수다. 선수 스스로는 14년간 몸담아온 롯데에 대한 애정이 크지만, 그 애정조차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게 프로의 세계다. 롯데는 정 훈과의 동행을 이어갈 수 있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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