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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서건창 김민성 유한준 손승락. 2010년대 중반 히어로즈의 주축선수로 팀을 이끌었던 핵심 멤버들이다. 이들이 펄펄날면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던 히어로즈는 설움을 씻고, '야구 잘 하는 자생구단'으로 인정받고 자리잡았다.
열성팬들의 사랑, 관심이 프로 스포츠를 지탱하게 하는 기둥이다. 팀 레전드, 프랜차이즈 스타가 필요한 이유다.
히어로즈는 이 부분을 아예 포기한 것 같다. '자존'보다 '생존'이 더 중요하다고 해도, 프로 구단의 기본까지 놓으면 존재 이유를 고민해봐야 한다. 히어로즈가 모기업 지원없이 악전고투하고 있다고 해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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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즈 팬은 물론, 소속 선수들까지 팀에 대한 애착을 갖기 어렵다. 박병호가 떠난 뒤 젊은 주전급 선수들간에 "야구 잘 해서 빨리 떠나는 게 최선이다"라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 선수는 구단 자산이면서, 팬들의 소중한 보물이다.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해도 '선수 장사'는 안된다.
다음 트레이드 대상은 젊은 에이스 안우진이나, FA를 앞둔 투수 한현희가 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어느 누구도 KBO리그 대표타자로 성장한 이정후가 계속해서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기업 의존도가 높은 9개 구단과 달리, 히어로즈 구단은 야구전문기업의 길을 개척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구단 최고위층이 현장과 불협화음을 냈지만, 좋은 선수를 육성해 키우는 능력만큼은 인정받았다. 요즘 히어로즈는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인 쪽으로 나머지 9개 팀과 확실히 다른 길을 가고 있다.
비정상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면, 프로 구단을 운영할 자격이 없다. 정상 운영이 가능한 기업에 넘기면 된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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