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1292일 만 승리→K9, '제구되는' 153㎞, 역전패에 묻힌 신기록...토종 최다승도 넘었다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2-05-01 01:12 | 최종수정 2022-05-01 07:15


2022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3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KIA 한승혁이 역투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04.30/

[광주=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지난 24일 고척 키움전. KIA 투수 한승혁(29)에게는 잊을 수 없는 날이었다. 선발 7이닝 7안타 1볼넷 6탈삼진 2실점 호투로 시즌 첫 승을 수확했다.

의미 있는 승리였다. 군 입대 전인 지난 2018년 10월 10일 광주 한화전 이후 무려 1292일 만에 맛 본 승리. 7이닝은 개인 통산 최다이닝 신기록이었다.

볼만 빠른 만년 유망주였던 그에게 터닝포인트가 될 만한 승리였다.

다음 등판인 30일 광주 삼성전.

한승혁은 시즌 첫 승의 기세를 그대로 살렸다. 허허실실 피칭으로 완전히 다른 모습과 여유를 선보이며 게임을 지배했다. 6이닝 동안 99구를 던지며 6안타 4사구 3개 2실점. 강약을 조절하는 템포피칭이 눈부셨다. 최고 153㎞의 빠른 공과 날카롭게 꺾이는 슬라이더와 포크볼을 고루 섞어 타자의 노림수를 피해갔다. 5회 1사 후부터 5타자 연속 삼진 등 무려 9개의 탈삼진을 솎아냈다.

지난 2014년 광주 한화전 8개 이후 무려 8년 만에 세운 1경기 개인 최다 탈삼진 신기록. 던질 때 마다 기록이 만들어진다.


2022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3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KIA 한승혁이 역투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04.30/

2022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3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KIA 한승혁이 숨을 고르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04.30/
1점 차 앞선 7회 마운드를 넘겼지만 불펜 방화로 4대5로 역전패 하면서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다.

아쉬운 패배에 묻혔지만 한승혁이 이룬 성과는 가볍지 않았다. 자신의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로 팀의 7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이어갔다.


지난해 14승으로 토종 최다승을 올린 삼성 원태인과의 선발 맞대결에서도 우위를 점했다.

원태인은 5⅔이닝 10안타 2볼넷 7탈삼진 3실점(1자책)으로 1점 뒤진 상황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덕수고를 졸업한 2011년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었 프로 12년 차 선수.

군 제대 후 확 달라졌다. "많은 생각을 했고, 많이 간절했다"며 마지막 승부를 걸었다. 마운드 위 여유와 템포 피칭. 그를 전혀 다른 투수로 만든 요소다. 선발 주인 임기영이 부상을 털고 돌아왔지만 로테이션 내 그의 자리는 굳건하다.

바야흐로 대기만성의 응축된 스토리가 꽃망울을 피울 참이다. 더 이상 한승혁은 '공만 빠른 투수'가 아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