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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고→피칭→컨디셔닝' 분야별 전문화 훈련, 롯데가 美본토 아닌 괌을 택한 이유 [괌리포트]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3-02-11 15:55 | 최종수정 2023-02-12 06:36


'펑고→피칭→컨디셔닝' 분야별 전문화 훈련, 롯데가 美본토 아닌 괌을 택…
선수들을 지도하는 배영수 코치.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괌(미국)=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시차적응에 걸리는 시간도 훈련으로 돌릴 수 있어서 좋다."

스프링캠프의 성지는 미국 애리조나와 플로리다다. 호주와 오키나와도 사령탑이나 팀에 따른 선호도가 있는 편.

반면 올해 롯데 자이언츠는 괌을 택했다. 종종 스프링캠프가 열리기도 하지만, 주로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몸을 만드는 베테랑들의 개인훈련지로 선호되는 장소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날씨가 정말 좋다. 열흘 동안 우천으로 훈련이 취소된 적이 한번도 없다. 간혹 비가 내리기도 하지만, 금방 마른다"면서 "날씨도 사막처럼 뜨거운 날씨가 아니라, 습기도 적당하고 바람이 많이 불어 그늘에 있으면 시원하다"며 괌 예찬론을 펼쳤다.


'펑고→피칭→컨디셔닝' 분야별 전문화 훈련, 롯데가 美본토 아닌 괌을 택…
훈련에 몰두하는 롯데 선수들. 괌(미국)=김영록 기자
비행기를 타고 15시간 이상 날아가야하는 미국보다 못할 게 없다는 것. 오고갈 때 각각 시차적응을 거쳐야하는 미국 현지와는 달리, 괌은 4시간 남짓 비행만으로 도착할 수 있는데다 시차도 한국과 한 시간 차이에 불과하다.

롯데만의 실질적인 장점도 무시할 수 없다. 괌에는 롯데호텔이 있어 선수단에게 고급 숙소를 손쉽게 제공할 수 있다. 올해 메이저리그 구단의 스프링캠프, 미프로풋볼(NFL) 수퍼볼 등의 여파로 숙소 확보에 애를 먹었던 타 팀들 대비 확실한 강점이다. 야구장과의 거리도 차로 10분 미만일 만큼 가깝다.

깔끔한 시설 면에선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이용하는 애리조나나 플로리다에 비해 조금 떨어지는 편. 대신 정해진 시간 없이 전세내듯 롯데 혼자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펑고→피칭→컨디셔닝' 분야별 전문화 훈련, 롯데가 美본토 아닌 괌을 택…
롯데 김원중.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주 훈련장인 데데도 야구장은 미 캠프지들이 그렇듯 야구장 4면이 맞붙어있는 구조다. 이들 야구장의 중앙에는 작은 탑이 있다. 주로 더위에 지친 선수들의 휴식공간으로 쓰이지만, 래리 서튼 감독 등 코치진이 2층에 올라서면 여러 군데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훈련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판옵티콘 같은 구조다. 따로 펑고 집중훈련 공간으로 사용되는 파세호 야구장도 그리 멀지 않다.


롯데 구단은 이 같은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 포수들의 기본기 훈련과 야수들의 주루훈련, 김현욱 트레이닝코치를 중심으로 한 컨디셔닝 훈련, 타자들의 타격 훈련이나 펑고 훈련, 투수들의 피칭 훈련이 한꺼번에 진행될 수 있다.


'펑고→피칭→컨디셔닝' 분야별 전문화 훈련, 롯데가 美본토 아닌 괌을 택…
김현욱 코치에게 추가 훈련을 받고 있는 한현희(왼쪽)와 서준원. 괌(미국)=김영록 기자
배영수 코치는 이를 더욱 세분화해 투수들에게 디테일을 가르치는 기회로 쓰고 있다. 사이드암인 한현희와 서준원은 김현욱 코치가 전담코치마냥 따라붙는다. 강영식 코치에게도 세부적인 훈련을 지시한다. 오는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투수코치로 발탁돼 한동안 팀을 비워야하는 배영수 코치의 고육지책이기도 하다.

배 코치는 오는 12일 허삼영 전력분석 코디네이터, 마무리투수 김원중과 함께 미국으로 이동, WBC 대표팀 훈련에 합류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훈련중인 박세웅 역시 같은 시기에 미국 대표팀 캠프에 도착할 예정이다.


괌(미국)=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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