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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비치(미국 플로리다주)=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대표팀에 뽑힌 것에 보답을 해야 한다.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생각 밖에 없어요. 스트레스까지 받고 있어요."
SSG 랜더스 최 정은 이번 WBC 대표팀 내 유일한 전문 3루수다. 승선이 유력했던 허경민(두산)이 부상 여파로 고사하면서, 전문 3루수는 최 정 한명 뿐이다. 물론 이강철 감독은 대안을 가지고 있다. 김하성(샌디에이고) 등 3루 수비가 가능한 내야수들을 상황에 따라 기용할 생각이다. 물론 전문 3루수이자 여전히 3루수로써 최고의 수비 기량을 가지고 있는 최 정이 좋은 활약을 펼쳐주는 게 베스트다.
평소에는 표정이나 말로 감정을 크게 드러내지 않는 최 정이지만, 이번에는 좀 달랐다. 부담감과 스트레스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최 정은 "기사에 '각오가 남다르다'고 써주시라"고 웃으면서 "부담이 사실 엄청 크다. 엄청 나다. 가가뜩이나 제가 대표팀에 가서 잘 한 기억도 없는데, 이번에는 진짜 잘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솔직히 전문 3루수가 저 한명인데, 다른 선수들이 할 수도 있지만 제가 빠지면 경기에 못나가고 경기를 못 뛰지 않겠나. 멀티 포지션이 되면 좋은데 그렇지 않으니까 팀에 도움이 안되고, 응원이나 하고 있을 것 같다. 지명타자는 (강)백호나 저보다 잘 치는 타자들이 많기 때문에, 제가 못하게 되면 너무 힘들 것 같다. 그래서 잘하고 싶다. 그게 저의 솔직한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최 정의 WBC 출전은 2013년 대회 이후 10년만이다. 최 정은 "첫 대회였던 2009년에는 준우승을 했으니까 너무 재밌었고, 좋은 기억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2013년(1라운드 탈락)에는 어떤 경기를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라면서 "이번에는 꼭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고 싶다"며 남다른 각오를 다졌다. 최 정의 눈빛이 변했다.
베로비치(미국 플로리다주)=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