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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미국)=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마지막으로 불꽃 한번 태우고 싶습니다."
롯데 구단이 필요로 하는 좌완투수다. 올시즌 등록선수 중 좌완 투수는 찰리 반즈와 김진욱을 비롯해 차우찬, 신인 이태연 뿐이다. 미등록 선수까지 합쳐도 역시 신인인 조준혁, 장세진이 추가될 뿐이다.
1군에서는 결국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1군 통산 성적은 8경기 7⅔이닝, 평균자책점 12.91에 불과하다. 결국 2021시즌을 마치고 은퇴를 선언했다. 1⅔이닝 4실점을 기록한 2020년 7월 17일 삼성 라이온즈전이 이 해의 유일한 1군 출전이자 커리어 마지막 경기가 될 상황.
10년간 붙들었던 간절한 꿈이 미련으로 남았다. 1년간 잔류군 재활코치로 일하는 동안 직구 구속이 148㎞까지 나오자 마지막 용기를 냈다. 올해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배영수 코치에게 조언을 구했고, 플레잉코치 전환과 더불어 등록선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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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합류차 괌으로 떠나기전 만난 배영수 투수코치는 "본인 의사를 물어보고, 플레잉코치 전환을 구단에 요청했다"고 답했다.
"'(정)태승아, 자신있나? 스트라이크 던질 수 있겠나' 했더니 '마지막으로 불꽃 한번 태워보겠습니다' 하더라. 좋다 한번 해봐라 했다. 1년간 코치하면서 마인드도 변한거 같고…'선수 때는 이렇게 못 던져봐서 너무 아쉽다'는 한마디가 와닿았다. 마지막 소원 들어줬으니 잘해보라고 했다."
팀내 좌완투수 부족이 아쉬웠던 건 아닐까. 배 코치는 "정태승의 가능성을 본 것일 뿐, 그런 고민은 사실 없다. 좌투수 상대로 더 잘치는 좌타자도 있다. 좌타자 상대하는데 좌투수가 꼭 필요하진 않다"고 설명했다.
"내가 김성근 감독님께 배운게 있다. 있으면 좋고, 없으면 없는대로 쓰는 거다. 성과를 내는 건 코치의 일이다. 선입견 없이 최대한 넓은 시야로 일하고자 애쓰고 있다."
괌(미국)=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