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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이치로?' 폼까지 바꾼 1m97 미완의 대기…롯데팬 마음까지 저격할까 [괌초점]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3-02-14 16:54 | 최종수정 2023-02-14 19:31


'투수 이치로?' 폼까지 바꾼 1m97 미완의 대기…롯데팬 마음까지 저격…
불펜 투구중인 윤성빈. 괌(미국)=김영록 기자

[괌(미국)=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올해로 데뷔 7년차. 사이드암으로 던져도 150㎞가 나오는 타고난 어깨.

그리고 흔들리는 제구. 롯데 자이언츠의 '아픈 손가락' 윤성빈(24)이 기지개를 켤 수 있을까.

롯데 구단의 괌 스프링캠프도 바야흐로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그간 불펜 피칭에 전념해왔던 윤성빈은 14일 처음으로 라이브 피칭에 등장, 타자들을 상대했다. 직구만 25구를 던졌다. 최고 구속

데뷔 시즌 18경기(선발 10)에 등판, 50⅔이닝을 소화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최고 155㎞의 강속구에 그 못지않게 빠른 스플리터와 슬라이더로 부산 야구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야구선수 중에도 장신에 속하는 큰 키에 위에서 내리꽂는 정통파 투구폼을 가진 탓에 한층 더 매력적이었다.

투구 밸런스가 좋지 않은 이유와도 일맥상통한다. 이후 '제구가 불안하다'는 평과 함께 오랫동안 1군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2019년 ⅓이닝, 2021년 1이닝을 던진게 이후 1군에서 보여준 모습 전부다.

윤성빈은 올해 배영수 투수코치의 강력한 지지를 받아 괌행 비행기를 탔다.

김현욱 트레이닝코치의 살벌한 컨디셔닝에도 잘 버틴다. 늘씬하면서도 탄탄하게 다져진 모델형 몸매를 지녔다. 긴 다리로 슉슉 달려가나는 모습은 흡사 육상선수처럼 보이기도 한다.

올해는 다를까. 아직은 이르다. 변화구 없이 직구만 던지며 밸런스를 잡는 단계다. 왼팔을 뻗어 타자를 견제하듯 겨냥하고, 이어 우반신을 튕기듯 힘을 주어 오른팔을 휘두르는 투구폼이다. 마치 일본 레전드 타자 이치로의 타격폼마냥 18.44m 너머 타자를 향해 뻗는 팔이 인상적이다.


'투수 이치로?' 폼까지 바꾼 1m97 미완의 대기…롯데팬 마음까지 저격…
롯데 윤성빈. 스포츠조선DB

"지금 투구폼이 스트라이크를 제일 많이 넣을 수 있는 자세다. 내가 가르쳤다기보단 이렇게저렇게 해보다가 (윤)성빈이 스스로 가장 편한 폼을 택한 거다. 시킨다고 따라하는 선수 아니다. 얼마나 고집이 센 녀석인데. 1차지명이고, 전국구 레벨의 유망주 아닌가."

직구의 구위 자체는 엄청나다. 배 코치는 "(윤)성빈이는 고정관념 없이 있는 그대로 바라봐야한다. 선입견을 가지면 답이 없다. 구위가 좋으면 그 좋은 모습 그대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가혹하리만치 힘든 체력 훈련을 소화하는 만큼, 롯데 투수들은 구속에 집착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힘이 빠진 상태에서 전력투구를 하는데 전념한다.

그래도 괌 캠프에서의 모습은 만족스럽다. 노력하는 모습도, '배영수 챌린지'로 불리는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연습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너 지금 스트라이크 3개 전력으로 던지면, 내가 옷을 벗는 한이 있어도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 안 되면 기용 안하는 건데, 그걸 또 해내더라. 경쟁에는 형평성이 중요하다. 길을 가르쳐주고, '이 정도 레벨을 맞춰오라'는 숙제도 줬다. 그런데 그 레벨을 자기가 맞춰왔다. 어쩔 수 없다. 내가 책임질 테니 따라오라고 했다. 얼마나 무거운 얘긴가. 내 나름대로는 고민 끝에 던진 말이다."


괌(미국)=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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