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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산(미국 애리조나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대투수' 양현종(35)에게 2017년은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이번 대회에서 대표팀 이강철 감독은 양현종을 선발 투수가 아닌 불펜에 배치해 승부처에서 활용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양현종은 "대회가 임박해 일정을 받았다면 당황했겠지만, 12월 중순 소집 전부터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에 그에 맞춰 준비했다. 시간적 여유는 충분히 있었다. 그에 대한 부담감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대회도 중요하지만 시즌도 중요하다. 선발로서 투구 수를 채워야 한다. 투구 수에 큰 부담을 갖고 조절해야 한다는 부담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2017 WBC 이후 KIA에서 우승을 경험했던 부분을 두고는 "좋은 결과가 나온 좋은 기억을 계속 떠올리고 싶다. 이른 시기에 국제 대회에 나서서 우려하는 부분도 있지만, 나 스스로는 '그때 좋은 일이 있었지'라는 좋은 기억을 떠올리려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WBC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사용하는 공인구를 쓴다. KBO리그에서 사용하는 공보다 반발력이 좀 더 크다고 알려져 있다. 양현종은 "초반에 아예 새 공을 받아 많이 미끄러운 감이 있었다. 대회 때는 진흙이 묻으면 크게 미끄럽지 않을 것이다. 겨울부터 조금씩 던져왔다. 공인구에 대한 핑계는 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또 미국 공인구가 잘 날아간다는 느낌은 크게 받지 않았다. 우리만 그 공을 쓰는 것은 아니다. 쉽게 말하면 공은 둥글기에 결과는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태극마크를 달았던 양현종은 "국제 대회는 어릴 때나 지금이나 대표팀을 거쳐간 선배들처럼 태극마크를 달면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정말 열심히 해야 한다. 태극마크의 무게감, 자부심을 느껴야 한다. 나라를 대표해 나서는 대회다. 정말 잘 하자, 좋은 성적을 내자는 생각 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훈련을 마친 양현종은 WBC 대표팀 숙소로 이동, 본격적인 대회 준비에 돌입했다.
투산(미국 애리조나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