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꿈의 무대였던 도쿄돔을 밟은 '투잡러' 체코 선수들.
도쿄돔에서 그들은 선수이자 팬이었다. 일본팀 최고 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경기 전 프리배팅을 위해 배팅 케이지에 들어서자 환호하며 핸드폰을 꺼냈다. 연신 담장 넘어 까마득히 타구를 날리는 메이저리그 만장일치 MVP의 경이적 파워를 몸을 회전해 가며 담았다. '와~'하는 감탄사도 잊지 않았다.
경기를 앞둔 상대팀 주포. 기를 살려주는 건 금물이다. 적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 역시 금기사항.
일본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사사키 로키에게 주눅들지 않았다. 1회 2사 후 흘루프가 2루타로 포문을 열였다. 상대의 예상치 못한 기세에 오히려 일본이 당황했다. '영업사원' 체르벤카의 타구에 유격수가 실책을 범하며 선취점을 내줬다.
|
3회부터 반격에 나선 일본이 결국 10대2로 승리했지만 체코 선수들은 "꼭 한번 뛰고 싶었다"던 꿈의 무대 도쿄돔에서 최강 홈팀을 상대로 후회 없는 경기를 펼쳤다.
즐기는 상대가 가장 두려운 법. 8강 진출의 실낱 같은 희망을 품고 체코 선수들을 만나는 대한민국 선수들이 방심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신경외과 의사'인 체코 파벨 하딤 감독은 12일 낮 12시 한국전에 앞서 "훌륭한 팀과 경기를 하게 됐는데, 한국 성적이 좋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최선을 다해서 대결 하겠다"며 필승의지를 밝혔다.
세계 야구가 상향 평준화 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던 이번 대회. 앞서고 있더라도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그럴 리 없겠지만….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