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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일본)=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또 다시 안우진 이야기가 나왔다. 결과론적인 의미없는 토론. 대표팀도 몰랐던 것은 아니다.
대표팀이 WBC 1라운드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고 나서, 다시 안우진 이야기가 나온다. 대표팀 엔트리 발표때부터 화제에 있었던 투수다. 모두가 인정하는 현 시점 리그 최고의 기량을 가지고 있는 투수. 하지만 과거 징계에 발목이 잡혀 끝내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안우진도 WBC와 국가대표에 대한 바람이 있었지만, 자신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기술위원회 내에서도 선수 구성 때부터 안우진 선발과 관련해 격론을 펼쳤다. 선수들의 현재 기량만 놓고 1차적 명단을 추릴 때, 안우진의 이름은 포함돼 있었다. 야구 외적인 논란으로 선수를 넣고, 빼는 것은 기술위원들이 할 일은 아니었다. 일단 좋은 선수들을 다 모아둔 후에 최종 결정은 결정권자가 하는 것이다. 조범현 위원장과 이강철 감독도 안우진을 뽑을 것인지에 대한 심도있는 대화를 나눴다. 위원장과 감독 모두 책임에 대한 회피가 아니라, 대표팀 전체 분위기를 위한 좋은 선택을 하는 게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나 선수단을 지휘해야 하는 이강철 감독이 단호했다.
이제 와서 결과가 안좋으니 안우진에 대한 이야기가 또 나오지만, 진짜 핵심은 그게 아니다. 안우진은 좋은 투수지만, 그가 합류했다고 해서 결과가 달라졌을 수는 있으나 우리가 이번 WBC에서 눈으로 확인한 근원적 문제는 대표팀 전체에 걸쳐 있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의 첫번째 황금기가 끝났다는 것을 모두가 인정해야 한다. 투수 한두명의 역량 문제가 아니라, 에이스급 투수진을 길러내지 못했고 또 대표팀 운영에 있어서도 놓친 포인트들이 많다. 최근 몇년간 전임 감독제 논란, 선수 선발 논란, 국제 대회 부진 등 대표팀이 개선될 수 있었던 첫번째 고비가 있었는데, 다시 성적표가 이러니 개선을 잘했다고 볼 수가 없다. 대표팀 선발과 훈련 과정, 기용 계획 등 더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
선수 한명이 뽑혔고, 안뽑혔고는 지금 중요한 핵심이 절대 아니다.
도쿄(일본)=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