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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현존 최강 에이스가 개막전에서 무너졌다.
출발은 깔끔했다. 1회초 선두 트레이 터너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운 디그롬은 카일 슈와버를 중견수 플라이, JT 리얼무토를 루킹 삼진으로 잡고 투구수 10개로 이닝을 가볍게 마무리했다.
그러나 2회 난조가 시작됐다. 1사후 닉 카스테야노스에게 우측 2루타를 내주며 첫 피안타를 기록한 디그롬은 2사 후 알렉 봄에게 우중간 투런포를 허용했다. 볼카운트 2B에서 3구째 99마일 직구가 높은 코스로 들어가는 실투였다.
4회에는 1사후 봄에게 우월 2루타, 제이크 케이브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해 2사 2루 상황에서 좌완 콜 라간스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하지만 라간스가 첫 타자 마시에게 좌월 2루타를 얻어맞아 디그롬이 내보낸 봄이 득점해 실점이 5개로 늘었다.
그러나 텍사스 타선은 4회말 조나 하임의 2타점 2루타와 로비 그로스먼의 3점홈런 등으로 단번에 7-5로 전세를 뒤집어 디그롬의 패전을 벗겨줬다.
디그롬은 지난 겨울 원소속팀 뉴욕 메츠와 남은 계약을 해지하고 FA가 돼 텍사스와 5년 1억8500만달러(약 2400억원)에 계약했다. 그가 메츠를 떠나기로 한 것은 작년 시즌이 시작하기도 전이었다. 그만큼 메츠에 불만이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메츠 구단이 맥스 슈어저를 연평균 4333만달러의 3년 계약에 데려오더니 이번에는 3차례 사이영상 수상자 저스틴 벌랜더에게도 똑같은 투수 최고 대우를 해주면서 디그롬의 자존심을 자극한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해석했다.
그러나 개막전에서 처참하게 무너지며 스스로 찾으려던 자존심이 또 무너지고 말았다.
디그롬이 5회 이전 강판당한 것은 2021년 6월 17일 시카고 컵스전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는 3회까지 무안타 무실점 8탈삼진으로 호투하다가 부상으로 교체된 것이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