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코치님 살려주세요' 145그램 야구공 앞에서 공포 느낀 김기연..'레전드 포수 박경완표 지옥훈련'

박재만 기자

기사입력 2023-04-05 07:50


'코치님 살려주세요' 145그램 야구공 앞에서 공포 느낀 김기연..'레전…
한국프로야구 레전드 포수 박경완이 공을 들이고 있는 제자 LG 김기연.

'코치님 살려주세요' 145그램 야구공 앞에서 공포 느낀 김기연..'레전…
야구공 2개를 가지고 박경완 코치는 김기연의 혼을 쏙 빼놓았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수원=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코치님 살려주세요' 데뷔 첫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LG 포수 김기연을 기다리고 있던 건 박경완 코치의 지옥 훈련이었다.

2016년 2차 4라운드 전체 34번 지명으로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게 된 포수 김기연. 포기하지 않고 오랜 시간 노력 끝에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 입단 2년여 만에 2018시즌 대수비 요원으로 1군 그라운드를 처음으로 밟았던 김기연은 그해 한 타석도 들어서지 못했다.

주로 2군에서 머물던 김기연은 2019~2020년 사회복무요원으로 국방의 의무를 다한 뒤 팀에 복귀했다.

지난 시즌 도중 포수 박재욱이 은퇴 의사를 밝히며 김기연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육성선수 신분이던 김기연을 당시 LG 류지현 감독이 콜업하며 정식선수로 등록했다. 2022시즌 12경기 타율 0.222 9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 많지 않은 기회 속 김기연은 당시 조인성 배터리코치 지도아래 구슬땀을 흘렸다.


프로야구 개막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린 1일 수원KT위즈파크. LG 트윈스 개막전 엔트리 포수 2명 중 당당히 이름을 올린 김기연은 기뻐할 틈도 없이 평소처럼 묵묵히 훈련에 집중했다.


'코치님 살려주세요' 145그램 야구공 앞에서 공포 느낀 김기연..'레전…
지난 시즌 조인성 코치 지도 아래 구슬땀을 흘렸던 김기연 '이때도 힘들었는데...'
김기연을 기다리고 있던 건 실밥 108개, 무게 145g 야구공 2개를 손에 쥔 박경완 배터리코치였다. 골든글러브 4회 수상, 한국시리즈 5회 우승, 영구결번 KBO 레전드 포수 출신 박경완 코치는 수만 번도 더 잡고 던진 야구공 2개를 2~3m 간격을 두고 바닥에 놓았다.

지옥의 셔틀런 시작. 김기연은 박 코치 구령에 맞춰 야구공 사이를 반복해서 손으로 찍으며 오가기를 반복했다. 이때 박 코치는 연신 "더 빨리"를 외치며 김기연을 채찍질했다.

포수는 다른 포지션보다 더 체력 소모가 심하다. 평소 고강도 체력 훈련을 하지 않는다면 한 시즌을 버티기 힘들다. 산전수전 다 겪어본 레전드 포수 박경완 코치는 김기연의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코치님 살려주세요' 145그램 야구공 앞에서 공포 느낀 김기연..'레전…
다리가 풀린 김기연과 쌩쌩한 박경완 코치가 대비되는 장면 "빨리 일어나서 준비해"
다리가 풀릴 정도로 힘들어하는 김기연을 보고도 못 본 체 하던 박 코치는 땅에 놓은 야구공 2개를 다시 주운 뒤 빠른 템포에 맞춰 스텝과 맨손 캐치를 하라고 지시했다. 군말 없이 김기연은 쉬지 않고 공을 맨손으로 수십번 잡은 뒤 제자리 달리기 후 전력 질주했다.

체력적 한계에 이른 제자를 위해 박경완 코치는 함께 달리며 자신감을 심어줬다.

남들보다 시작은 늦지만 누구에게나 오지 않는 레전드 포수의 코칭. 매일 흘리는 땀방울만큼 김기연은 한 단계씩 성장하고 있다.


'코치님 살려주세요' 145그램 야구공 앞에서 공포 느낀 김기연..'레전…
145그램 야구공 2개가 이렇게 무서울지 이때만 해도 몰랐다

'코치님 살려주세요' 145그램 야구공 앞에서 공포 느낀 김기연..'레전…
박경완 코치의 'OK' 사인이 있기 전까지 달리고 또 달린 김기연

'코치님 살려주세요' 145그램 야구공 앞에서 공포 느낀 김기연..'레전…
박경완 코치 '고통 없는 성장은 없다'

'코치님 살려주세요' 145그램 야구공 앞에서 공포 느낀 김기연..'레전…
LG 트윈스 주전 안방마님을 향해 오늘도 쏜다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