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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형들이 조언을 해주는데 사실 잘 모르겠어요."
오재일(삼성)의 FA 이적으로 생긴 거포 1루수 공백을 양석환이 채워주길 바랐다.
양석환은 완벽하게 두산의 기대에 부응했다. 2021년 28개의 홈런을 때려내면서 개인 커리어하이와 함께 팀 내 홈런 1위에 올랐다. 지난해 부상으로 107경기에 그쳤지만, 홈런 20개로 거포로서의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예비 FA'로서 중요한 1년 양석환은 시작부터 생각지도 못한 암초를 만났다. 시즌 두 번째 경기에서 자신이 친 타구에 발등을 맞아 타박 부상이 생긴 것. 양석환은 2경기를 쉬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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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경기 연속 홈런 행진. KIA전에서 날린 홈런은 1-0에서 2-0으로 달아나는 점수로 두산 투수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한 방이었다. 두산은 4대1로 KIA를 제압했고, 시즌 첫 연승 행진을 시작했다.
경기를 마친 뒤 양석환은 "부상으로 쉬면서 방망이는 칠 수 있었다. 경기할 때 실내에서도 쳤었다. 감이 왔다는 포인트가 있었는데, 어제 오늘 홈런 나왔다"라며 "좀 더 좋아졌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홈런 상황에 대해서는 "선발 앤더슨 선수가 바깥쪽으로 휘는 구질이 많아 초점을 맞췄다. 앞선 타석에서 안타를 쳐서 좋은 결과가 있던 만큼, 자신감 있게 치려고 했는데 실투가 왔다"라며 "잠실이면 안 넘어갔을 텐데 야구장이 참 좋다"고 웃었다.
부상 직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자 양석환은 "어지간하면 안 빠지는데…"라며 짙은 아쉬움을 내비쳤다.
양석환은 "경기를 빠지는 걸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라 웬만하면 뛴다. 그런데 관절 쪽이라서 내가 조절을 하면서 하는 것도 팀에 민폐일 수 있어서 빠지게 돼 아쉬웠다"고 했다.
이 감독은 지난 6일 양석환을 8번타자로 배치했다. 그리고 이날 6번타자로 올렸다. 타순에 따라 기분이 달라질 수 있어 분위기 전환 차원이라는 설명.
양석환은 "타순이나 선수기용은 감독님의 권한이라 별다른 생각은 없다. 그래도 8번보다는 6번이 낫고, 6번보다는 중심타선이 낫다. 모든 선수가 같다. 내가 못 쳐서 내려간거라고 생각한다. 잘쳐서 다시 안내려가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FA해를 보내고 있지만, 양석환은 "아직까지는 신경이 안 쓰인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다들 FA가 신경쓰인다고 하더라. 형들도 '네 것을 하라'고 조언을 해주셨는데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 경기에 들어가면 경기를 생각하느라 바쁘다. 이렇게 매경기 매타석 집중하면 시즌이 끝나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광주=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