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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가 무려 7가지 구종을 선보이며 '칠색조'의 위력을 과시했다.
그런데 이날 오타니의 제구는 이전 2경기와 마찬가지로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볼넷 5개와 몸에 맞는 공 1개를 허용했다. 볼넷 5개는 지난해 9월 24일 미네소타 트윈스전서 6개를 내준 이후 최다 기록이다.
그러나 그는 위기에서 주무기인 스위퍼를 결정구로 사용하며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투구수 92개 가운데 스위퍼는 51개로 절반이 넘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 결승에서 마지막 타자 마이크 트라웃을 헛스윙 삼진으로 제압한 그 구종이다. 오타니의 스위퍼는 80마일대 중반에서 형성되며, 꺾이는 폭이 평균 18인치에 이른다. 홈플레이트 폭(17인치)보다 크다.
오타니는 이날 스위퍼 이외에도 6가지 구종을 던졌다. 포심 직구 16개, 싱커 12개, 커터 5개, 슬라이더 4개, 스플리터 3개, 커브볼 1개를 각각 기록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98.7마일, 평균 96.8마일을 나타냈다.
'팔색조'가 아닌 '칠색조'라고 해야할까. 다양한 볼배합을 장착한 오타니는 시즌 3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0.47을 마크했다. 19이닝 동안 12개의 볼넷을 내주고 24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사이영상에 도전할 수 있는 기록이다. 평균자책점은 양 리그를 통틀어 6위인데 3차례 등판한 투수들, 즉 각 팀 에이스 중에서는 1위다. 피안타율은 0.100으로 3위, WHIP는 0.95로 공동 15위다. 탈삼진은 시카고 화이트삭스 딜런 시즈와 공동 3위에 올랐다.
오타니는 이날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8월 28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전(7이닝 2안타 무실점) 이후 10경기 연속 2실점 이하를 기록했다. 이는 에인절스 구단 역대 최고 기록인 전설적인 강속구 놀란 라이언을 넘어서는 것이다. 라이언은 1972년 9월 17일 화이트삭스전부터 1973년 4월 23일 오클랜드전까지 9경기 연속 2실점 행진을 벌였다.
또 오타니는 작년 9월 18일 시애틀 매리너스전 이후에는 7경기 연속 3피안타의 '짠물' 투구도 이어갔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