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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메이저리그에서 쫓겨나다시피 태평양을 건넌 사이영상 투수가 2년 만에 실전 마운드에 올랐다.
투구수는 53개였고, 직구 구속은 최고 155㎞를 찍었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바우어가 언제 1군의 부름을 받을 지는 알 수 없으나, 이날 피칭 내용에 대해 구단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바우어는 한 차례 더 2군 마운드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린 뒤 1군 데뷔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AP는 '일본 마이너리그 구장에는 보통 수 백명의 팬들이 찾을 뿐인데, 이날은 2600명이 찾아왔다'며 '구단 관계자는 라이브 스트리밍 중계를 평소 5000명의 15배가 넘는 7만7000명이 시청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또한 경기 후에는 팬들이 바우어에 사인을 요청하는 등 인기를 실감했다고 한다. 바우어의 등번호 '96'이 새겨진 저지를 입은 수십명의 팬들도 눈에 띄었다고 AP는 전했다.
바우어는 "오늘은 잘 풀렸다고 생각한다. 공도 좋았고 제구도 좋았다. 몸도 건강하다. 지금 1군 올라가도 될 것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투구수를 좀더 늘려야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2년 만의 실전 등판에 대해 "항상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오랫동안 떨어져 있었다는 느낌은 없었다"며 "게임 자체가 잘 풀렸다. 서두를 필요가 없었고, 공도 원하는대로 들어갔다. 따로 조정할 것도 없었고, 배팅케이지 안에 선 타자에게 던지는 대신 실전에서 던졌다는 것 말고는 큰 차이는 없었다"고 했다.
바우어는 성폭력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 불기소 처분됐지만, 메이저리그(MLB)의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아 2년 가까이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결국 올초 다저스에서 방출된 뒤 미국에서 새 팀을 찾지 못하고 NPB 요코하마에서 제2의 야구 인생을 열기로 했다.
일본 팬들은 바우어의 성폭력 논란에 대해 거부감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AP는 '바우어가 일본서 새 인생을 만들어가려고 하고 있다. 일본 팬들은 그가 유명 인사라는 점에 흥미를 갖고 있고 그에게 씌워진 가정폭력 혐의에 대해 별 신경을 안 쓰는 것 같다'면서 '바우어의 과거에 거부감을 갖고 있지 않는 것 같은데, 야구장 밖에서 경기가 끝나기를 기다리던 수백 명의 팬들이 사인을 받으러 몰려들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