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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이거 죽으면 끝이라는 마음으로 뛰었다."
4시간 20분에 걸친 혈투였다. 신예 선발 이재희와 리그 대표 에이스 안우진이 맞대결한 경기인 만큼, 삼성 입장에선 일거양득인 승리였다.
2-4로 뒤지던 경기를 동점으로 만든 것도, 연장 12회말 승리를 결정지은 것도 오재일의 손에서 이뤄졌다. 삼성은 '약속의 8회'를 터뜨리며 5-4로 뒤집었지만, 오승환이 무너지며 연장전에 돌입했다. 하지만 연장 12회말 1사 만루에서 나온 오재일의 결승 타점, 그리고 뒤이은 맹폭으로 9대5 승리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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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일은 "세이프인 거 알고 있었는데, 아웃이라 하셔서 너무 당황했다"면서 "치는 순간은 잘 맞았는데, 혜성이가 잡는 순간 '1루에서 죽으면 안된다'고 생각하며 진짜 죽을 힘을 다해 뛰었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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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에 흐름이 좀 안 좋아서 많이 졌는데, 이제 투수 타자 모두 감이 올라오면서 팀 분위기도 좋아졌다. 자신감도 붙는 것 같다. 팀이 더 단단해지는 과정이다. 우리 팀 멤버가 나쁘자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작년엔 우리 실력을 다 보여주지 못했을 뿐이다."
이날 12회에는 안주형 김성윤 공민규 등 무명 선수들의 안타가 쏟아지며 팀 승리를 만들어냈다. 오재일은 "우리 선수들이 끝까지 집중력 잃지 않고 안타를 쳐주니 기분 좋다. 경기전에 정말 열심히 준비했는데, 그 선수들이 기뻐하는 걸 보니 뿌듯했다"며 선배다운 소감도 전했다.
오재일은 "타격감은 내가 어떻게 할수 없는 거다. 열심히 준비할 뿐이다. 오늘 안타 2개가 나왔으니 내일은 더 잘 치지 않을까"라며 활짝 웃었다.
고척=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