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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무조건 크게, 더 높이, 더 빠르게. SSG 랜더스의 외국인 투수 커크 맥카티는 최근 KBO리그의 이런 투수 트렌드에서 역행하는 선수다.
하지만 이날도 야수의 수비 포구 실책 이후 2점짜리 피홈런을 맞은 것을 제외하면 20이닝 연속 무자책 행진 중이다.
플럿코, 페디, 요키시 같은 최근 성적이 좋은 외국인 투수들은 모두 신장이 1m90을 넘거나 육박하고 건장한 체격을 갖추고 있다. 강속구는 덤이다. 그만큼 키가 커서 공을 놓는 포인트가 높고, 체구도 크고 공도 빠른 투수가 최근 구단들이 선호하는 유형이다. 맥카티는 투수로서는 확실히 단신에 작은 체형이다. 그러나 신체적인 요건에서 두드러지지 않는 맥카티가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SSG는 가지고 있었다.
150km가 넘지 않으면 살아남기가 힘든 메이저리그의 환경과 달리, KBO리그에서는 제구가 최우선으로 갖춰져 있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만큼 맥카티는 차분한 투구로 안정감 있게 적응을 해나가고 있다.
팀에서 보이는 태도도 좋다. 맥카티는 캠프 첫날부터 바로 실전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몸을 만들어왔다. 밝고 쾌활한 성품도 인상적이다. 플로리다 캠프에 온 가족이 총출동해 훈훈한 모습을 보였던 맥카티는 현재 한국에서 아내, 어린 딸과 함께 지내고 있다. 가족과 함께 낯선 한국 생활에 적응해나가는 것 역시 그에게는 큰 힘이 된다.
맥카티는 "좋은 동료, 코칭스태프, 통역이 한국야구와 한국 문화, 인간 관계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주고 있다. 잘 배워서 KBO리그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면서 "나와 내 가족을 이렇게 환대해주시고 응원해주시고, 성공을 기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이렇게 따뜻한 경험은 처음인데, 매일매일 팬들로 인해 나와 가족들이 감동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