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전혀 예상치 못한 판도가 펼쳐지고 있다.
지난 겨울 큰 돈을 들여 거물급 FA를 영입하거나 획기적인 트레이드를 하지도 않았다. 피츠버그를 포스트시즌 진출 후보로 꼽은 전문가는 없었다. 시즌 전 NL 중부지구에서 신시내티 레즈와 '2약'으로 꼽힌 팀이다.
그런 피츠버그가 지구 선두를 질주 중이다. 피츠버그는 24일(이하 한국시각) PNC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와의 홈경기에서 2대0의 완승을 거두고 7연승을 달렸다.
당시 피츠버그의 간판타자는 그 유명한 배리 본즈였다. 본즈는 그해 타율 0.311 34홈런 39도루 103타점 109득점, OPS 1.080을 올리며 생애 두 번째 MVP를 차지한다. 호리호리한 근육질 몸매로 파워와 기동력을 한창 뽐내던, 스테로이드 시대 이전의 '그 본즈'다.
피츠버그는 1990~1992년, 3년 연속 동부지구 1위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러나 본즈가 그해 말 FA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떠나면서 암흑기가 시작됐다. 이후 피츠버그가 가을야구를 한 건 2013년에 이르러서다. 앤드류 맥커친이 MVP에 오른 시즌이다.
그리고 올시즌 피츠버그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을 다시 저지를 태세다.
|
|
최근 이들의 활약상은 더욱 눈부시다.
피츠버그 선발투수들은 최근 13경기 가운데 12경기에서 6이닝 이상 던지며 3자책점 이하, 즉 퀄리티스타트로 막아냈다. 이 기간 QS를 하지 못한 선발은 지난 23일 신시내티 레즈전에 나선 힐이 유일하다. 그러나 힐도 당시 5이닝 6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며 2대1 승리를 이끌었다.
이 13경기에서 피츠버그는 10승3패의 가파른 상승세를 탔고, 선발진은 8승2패, 평균자책점 2.15를 합작했다. 그야말로 남 부러울 것 없는 로테이션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마운드가 안정을 찾으니 타자들은 부담없이 타석에 선다. 7연승 동안 피츠버그 타선은 게임당 평균 6.43득점을 기록했다. 지난 18~20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 3연전에서는 33득점을 올렸다. 터질 땐 터지고, 안 터질 땐 마운드가 버텨주는 이상적인 레이스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
피츠버그의 상승세를 이끄는 주역들 중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바로 배지환이다. 확실한 주전이라고 말하긴 힘들어도 내외야를 모두 커버하며 공수주에서 전천후 활약을 펼치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3경기 연속 안타를 치지 못했지만, 슬럼프가 온 것은 아니다. 시즌 타율 0.206(63타수 13안타) 2홈런 8타점 11득점 5도루 5볼넷을 기록 중인 배지환은 팀이 부족한 곳이 어디든 메울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현재 피츠버그의 전력 지분 중 배지환의 몫은 결코 작지 않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